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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 위험' 조현병 환자, 본인 동의 안 해도 1대1 전문관리

중앙일보 2018.07.22 13:14
40대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이 사망했다. 사건이 발생한 경북 영양군 영양읍 동부리의 한 주택가. [중앙포토]

40대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이 사망했다. 사건이 발생한 경북 영양군 영양읍 동부리의 한 주택가. [중앙포토]

경북 영양군의 조현병 환자처럼 치료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클 경우 본인이 동의하지 않아도 전문기관의 관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자해·타해 병력이 있는 환자도 마찬가지다.
 

정부, 경찰 살해-의사 폭행 등 범죄 잇따르자 대책 마련
지속적 치료 필요한 정신질환자, 본인 동의없어도 관리키로
자해·타해한 환자, 시장·군수가 치료명령하는 제도도 도입

보건복지부는 최근 경북 영양군, 강원도 강릉시 등에서 조현병 환자의 중범죄가 잇따르자 22일 서둘러 이 같은 대책을 내놨다. 영양군에서는 경찰관을 살해하고, 강릉에서는 의사에게 망치를 휘두르는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데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5월 정신질환자의 인권 침해를 줄이기 위해 강제 입원 문호는 좁히고 퇴원 문호는 넓힌 이후 지역 사회로 나오는 환자가 증가했다. 여기까지는 호평을 받았지만 퇴원 환자 1대1 관리 체계가 미비해 약물 복용, 사회 적응 프로그램 참여 등이 뒤따르지 않아 중범죄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이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에서 환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퇴원 사실을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보건소에 통보하지 못하게 돼 있는 점이다. 영양군·강릉시 환자 둘 다 지역의 전문기관이 환자의 퇴원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앞으로 지속적인 치료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정신질환자는 본인 동의가 없어도 퇴원 사실을 정신건강복지센터로 통보해 관리한다. 자해·타해 병력이 있거나, 치료 중단 시 재발 위험이 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지속적 관리 등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환자가 그 대상이다. 복지부는 이렇게 할 수 있게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정해 환자 인적사항(주민번호), 진단명, 치료 경과, 투약내용 및 소견, 퇴원 예정일 등을 통보할 방침이다. 법 개정 이전에는 단기적으로는 정신병원의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설득해 환자의 동의를 얻어 지역사회로 연계해서 1대1 관리를 받게 할 예정이다. 
 
정신병원 원장이 환자가 입원하기 전에 자해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행동을 한 경우 보호자 동의를 받아 1년 간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외래치료명령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보호자 동의를 받기 쉽지 않은 등의 이유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앞으로 법을 바꿔 지속적인 치료·관리가 필요할 경우 시장·군수·구청장 직권으로 외래치료를 명령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퇴원한 정신질환 환자는 정신건강복지센터(또는 보건소)가 맡는데, 이 센터의 중증질환자 사례관리 인력은 4명 안팎에 불과하다. 1인당 70~100명의 중증환자를 담당한다. 과중한 부담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다. 앞으로는 지역사회에 전문팀(정신건강의학 전문의, 간호사, 정신건강 전문요원, 사회복지사 등)을 구성해 방문 관리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영양군, 옹진군 등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없는 15개 시·군·구에 센터를 설치를 설치하고,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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