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험지 유출 막기 위해 초중고 시험 전엔 평가 담당자 외엔 문제 못 보게 한다

중앙일보 2018.07.22 12:00
올 2학기부터는 전국 초·중·고교에서 학교 시험문제를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것이 금지된다. 사전에 지정된 이동식 저장장치(USB)에만 저장할 수 있으며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한다. 시험문제 관리·인쇄 담당자 외에는 교직원들이 볼 수 없게 하기 위해서다. 
 

17개 시도 교육청, 관리 강화 방안 논의
담당자 외엔 인쇄실 출입도 통제하기로

교육부는 22일 "최근 발생한 광주 고교 시험지 유출을 계기로 17개 시도교육청이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며 출제 등 평가관리 전반에 대한 시도교육청별 지침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로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시도교육청은 현재의 지침을 전면 점검해 8월 말까지 보완하고 , 그 내용을 학교에 안내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지난 20일 서울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시험 유출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시험지 복사본 유출된 광주 한 고등학교의 3학년 시험지 사본. [연합뉴스]

최근 시험지 복사본 유출된 광주 한 고등학교의 3학년 시험지 사본. [연합뉴스]

'광주 고교 시험지 유출' 사건은 광주의 한 고교에서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지 복사본이 3학년 학생 하나에게 유출된 사건이다. 이 학교 행정실장이 복사본을 빼돌리고 학생 엄마가 '족보' 형태로 편집해 자녀에게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학생이 족보를 주변 학생에게 자랑하고, 족보와 실제 일치하는 문제들이 출제되면서 학생들이 신고해 유출 사실이 드러났다. 행정실장이 복사본을 손에 넣게 된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장휘국 광주광역시교육감은 이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 지난 19일 사과했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은 ▶시험지 관리를 일원화하고▶인쇄를 전·후한 과정에서 평가 담당 교사 외에는 개입을 최소화하며 ▶교직원 보안의식 및 책무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출제 단계에선 교사의 보안 관리 의무를 명시해 담당자가 아니면 시험문제를 볼 수 없는 방향으로 관리를 강화한다. 시험문제를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사전에 지정된 USB에만 저장하게 했다. 또 비밀번호를 설정해 비밀번호를 모르는 사람은 파일을 열 수 없게 한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지난 19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최근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시험문제 유출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지난 19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최근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시험문제 유출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아울러 시험문제를 메신저나 이메일로 전송하는 것도 금지한다. 문제 확인을 위한 인쇄 후엔 인쇄물을 파기해서 인쇄물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 출제 문제가 확정된 이후에는 평가 담당 부서에서만 출제 문제를 관리하도록 해 출제 교사가 평가문제를 소지하지 못하게 했다. 시험지 인쇄 기간 중엔 인쇄 담당자, 평가 담당자 외의 직원이 인쇄실에 출입할 때엔 평가 담당자가 동행하도록 했다. 시험 종료 후에는 교과 담당 교사가 시험지를 보관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추후에 개별 학생의 답안을 수정하기 어렵게 하기로 했다.  
 

한편 학교별 평가관리실, 인쇄실 및 시험지 관련 시설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는 것은 교육청별로 여건을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일부 교육청은 평가 관련 모든 자료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출입자를 통제하는 평가관리실을 운영 중이다.
 
교육부 이중현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험 관리에 대한 치밀하고 꼼꼼한 대비가 필요하다. 시험지 유출이 학생부 신뢰도와 밀접한 만큼 국민이 학교 시험 관리를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교육청들이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