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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북, 구체적 조치없이 제재 해제없다"

중앙일보 2018.07.21 07:56
 한ㆍ미 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정세에 대한 공동브리핑을 열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 대북 제재가 확고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경화-폼페이오, 유엔 안보리 브리핑
대북제재 관련 국제사회 일치된 목소리 강조
구체적 조치는 '흐름을 거스를수 없는 수준'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에서 안보리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공동브리핑에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위해서는 현재의 대북제재가 해제되거나 완화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에서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 장관, 조태열 주유엔 한국대사, 폼페이오 장관,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 [사진=공동취재단]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에서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 장관, 조태열 주유엔 한국대사, 폼페이오 장관,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 [사진=공동취재단]

 
한ㆍ미 양국이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공동 브리핑 자리를 마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들이는 과정에서 서로간의 호흡이 잘 맞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공동 브리핑이 끝난 뒤 가진 기자들과 만나 “유엔안보리는 최종적이고 검증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일치단결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공동브리핑에 앞서 한미가 자리를 함께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20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공동브리핑에 앞서 한미가 자리를 함께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는 “미국은 북한이 유엔 내에서 왕따국가의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전면적 제재 이행을 필요로 한다”며 유엔 회원국들을 상대로 엄격한 대북 경제적 제재 및 평양의 핵 프로그램 해체 압박 유지를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를 약속했다. 우리는 그가 전 세계에 한 약속을 이행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우선 유엔 제재 위반 사항인 북한의 석유제품 밀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유엔 회원국의 제재 준수를 촉구했다.
한미 양국이 20일(현지시간) 뉴욕의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한반도 정세에 대한 공동브리핑을 열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양국이 20일(현지시간) 뉴욕의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한반도 정세에 대한 공동브리핑을 열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카렐 판 오스테롬 주유엔 네덜란드 대사는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구체적인 행위와 구체적인 조치를 필요로 한다. 그런 연후에야 제재 완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정확하게 얘기하지 않았지만, "완전한 비핵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수 없는 조치일 것"이라고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3차 방북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해 “싱가포르 회담 이후 실무 회담을 조율하기 위해 방북했을 뿐 그를 만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간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고 브리핑 참석자가 전했다.
 
강 장관도 브리핑 이후 뉴욕주재 한국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제재는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국제사회에 확인한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북의 구체적인 행동을 견인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일치된 목소리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발언중인 강경화 외교장관. [사진=공동취재단]

20일(현지시간) 뉴욕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발언중인 강경화 외교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과 러시아도 큰 틀에서 제재 유지에 뜻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중ㆍ러가 ‘진전이 있으면 제재 완화ㆍ해제를 논의해야 하지 않느냐’는 원론적 얘기를 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당장 북한의 행동이 없기 때문에 상황 진전이 없다는 데 대해서는 다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언제쯤 구체적 행동을 내놓을지에 대해서 강 장관은 “비핵화라는 작업은 북한이 갖고있는 거의 유일한 레버리지이기 때문에 이를 버리려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톱 다운으로 시작돼 전폭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향후 속도에 대해 기대감을 가질 수 있으나, 몇번의 만남으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없는 만큼 속도감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한ㆍ미 안보리 이사국 상대 브리핑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거듭해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약속을 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약속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니키 헤일리 미국 대사와 마차오쉬(馬朝旭) 중국 대사를 포함해 12개국 유엔주재 대사들이 한국대표부를 방문했다. 러시아 등 3개국은 차석 대사급이 참석했다. 안보리 이사국이 아닌 국가 중에서는 벳쇼 고로(別所浩郞) 일본 대사가 함께 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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