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핵 ‘어음’은 안 돌고 경제 ‘현찰’은 먹구름 …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중앙선데이 2018.07.21 01:02 593호 6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동기간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최고 수준이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집권 2년 차 1분기에 60% 지지선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문 대통령이 유일하다.
 

지방선거 이후 5주 연속 빠져
노무현 정부 2년 차와 닮은꼴

“지금까진 상대 실수 덕 보는 배구
이젠 직접 골 넣어야 하는 농구”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심상치 않다는 평가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조사해 20일 공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에 비해 2%포인트 하락한 67%로 나타났다. 2월 마지막 주(64%) 이후 5개월 만의 최저치다. 민주당이 압승한 6·13 지방선거 이후 5주 연속 하락이기도 하다.
 
앞서 리얼미터가 지난 19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와 비교해 6.4%포인트 떨어진 61.7%로 나타났다. 취임 이후 가장 낙폭이 컸다. 두 업체의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동안 문재인 정부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 중 하나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향한 노력에 대한 국민적 성원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남북 정상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비난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은 것도 그런 여론 때문이었다. 지방선거 전날에는 6·12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리며 국민의 기대를 한껏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북핵 문제는 정체 국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북핵 문제와 관련해) 시간 혹은 속도 제한은 없다. 그저 절차를 밟아 가는 중”이라고 말한 일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비핵화 실무 논의도 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반면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혼란과 고용 쇼크 등 통계를 통해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경제 문제는 계속해 부각되고 있다. 주요 경제 정책 대부분에 조(兆) 단위의 세금을 투입하다 소득 주도 성장에 빗대 “세금 주도 성장”이란 비판까지 제기된다. 그 사이 여론도 달라져 한국갤럽 조사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1년 만에 ‘긍정적’이란 답변이 45%에서 31%로 급감하는 대신 ‘부정적’은 28%에서 45%로 급등했다. 여권에선 그러나 “최저임금은 죄가 없다”(우원식 전 원내대표)거나 “모든 경제 문제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식의 공격은 근거 없는 주장”(김태년 정책위의장)이란 ‘안일한’ 목소리가 크게 나온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3월 6일) 남북 정상회담 발표 이후 70% 이상으로 올랐던 문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은 모두 빠진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 지지율에서 부정 평가가 늘어난 걸 유심히 봐야 하는데 그게 30%를 넘어서면 현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동조하는 여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이후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2%포인트(79%→67%)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13%포인트(12%→25%) 상승했다.
 
전국 선거에서 압승한 뒤 경제 문제로 당·청 지지율이 동시에 크게 떨어진 일은 노무현 정부 2년 차에도 있었다. 2004년 4월 총선 때 탄핵 역풍으로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대승한 뒤 그해 6월 국회 개원 축하 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결코 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위기론을 부추기지 말라는 취지였지만 그런 발언을 전후로 당·청 지지율은 10% 이상 떨어졌다. 당시 여권의 주장에 국민이 동의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정 운영 경험이 있는 인사들은 결국 경제가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보수정권에서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인사는 “적폐 청산 같은 건 보수가 잘 못해서 진보가 득점하는 배구 경기 같은 양상이었다”며 “하지만 경제 정책은 다르다. 상대가 실수하면 저절로 득점하는 배구 경기가 아니라 내가 직접 골을 넣어야 득점하는 농구 경기와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야권 인사는 “북핵 문제 해결은 ‘어음’이라 단시간에 받기 어렵고, 경제 문제는 ‘현찰’이라 눈에 잘 보인다”며 “현찰이 없으면 어음으로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