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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정원 충성 대상은 대통령 아닌 국민”

중앙선데이 2018.07.21 01:00 593호 8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가정보원에서 취임 후 첫 업무보고를 받은 후 서훈 국정원장(맨 오른쪽) 등과 함께 청사 앞을 걷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가정보원에서 취임 후 첫 업무보고를 받은 후 서훈 국정원장(맨 오른쪽) 등과 함께 청사 앞을 걷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국가정보원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며 “국정원을 정치로 오염시키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정원 내곡동 청사를 방문해 비공개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여러분이 충성해야 할 대상은 결코 대통령 개인이나 정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취임 후 첫 국정원 업무보고
“정치로 오염시키는 일 없을 것
대북·해외정보에 역량 집중”

문 대통령은 “여러분에게 분명하게 약속한다”며 “결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정권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국정원 방문은 지난해 6월 출범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활동 성과를 격려하는 동시에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를 수행해 달라고 요청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적폐청산 TF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조작 등 선거개입 의혹,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을 조사해 검찰 및 담당 부처에 결과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지난 1월 국정원의 이름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고 국내 정보 관련 업무를 축소하는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결코 여러분의 권한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며 “이제 국정원은 ‘적폐의 본산’으로 비판받던 기관에서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내 정치정보 업무와 정치관여 행위에서 일체 손을 떼고, 대북 정보와 해외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목표”라면서도 “그 목표를 대통령의 선의에만 맡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이 바뀌어도 국정원의 위상이 달라지지 않도록 우리의 목표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여러 차례 서훈 원장 체제의 국정원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국정원이 한반도의 운명과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킨 주역이 됐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 됐다”며 “국정원을 훌륭하게 개혁하고 있는 서훈 원장과 여러분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보고에 앞서 업무 중 순직한 국정원 직원을 기리기 위해 국정원 청사에 설치된 ‘이름 없는 별’ 석판 앞에서 묵념했다. 문 대통령은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할지언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 이것이 바로 국정원의 본령일 것”이라며 “그 본령을 지켜낼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지켜내는 것이 이 시대에 여러분과 내가 함께 해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정원 청사를 찾은 건 이번이 네 번째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과 2005년 민정수석으로, 2007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국정원을 방문했었다. 이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을 비롯해 조국 민정수석, 백원우 민정비서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이 동행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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