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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열정적 스케이터 데니스 텐 비극 믿어지지 않는다”

중앙선데이 2018.07.21 01:00 593호 10면 지면보기
한국계 카자흐스탄 피겨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25)이 괴한들의 흉기에 찔려 숨지자 ‘피겨여왕’ 김연아(27)씨 등 국내 피겨 스타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텐은 구한말 의병장이었던 민긍호(閔肯鎬) 선생의 후손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근한 피겨 스타다.
 

의병장 후손 … 국내 팬에도 친숙
최다빈 “날 챙겨주던 모습 못잊어”
이준형 등 피겨 선수 애도 줄이어
카자흐 경찰, 살해 용의자 1명 체포

김연아 SNS. [연합뉴스]

김연아 SNS. [연합뉴스]

김연아씨는 20일 자신의 SNS(사진)에 “텐의 비극적인 소식을 들어 너무 충격적이고 아직 사실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며 “데니스는 정말 성실하고 피겨스케이팅을 너무 사랑했던 선수였다. 가장 열정적이고 훌륭한 스케이터를 잃어 너무나 슬프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김씨는 애도의 글에 더해 생전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데니스 텐과 김씨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갈라쇼에서 파트너였다. 당시 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왕과 함께”라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2014년에는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 스포츠와 4년 간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기도 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최다빈(18)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텐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믿을 수 없다”며 “카자흐스탄에 있을 때 텐은 날 챙겨주고 힘이 돼 줬다. 그의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남자 싱글 이준형은 “당신과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편히 쉬세요”라고 적었다. 곽민정 피겨 해설위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검은색 이미지를 넣고 “부디”라는 글을 올려 추모했다.
 
국내 피겨스타들 뿐 아니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데니스 텐과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출신인 데니스 텐은 현지에서도 스타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 출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 메달은 카자흐스탄이 소치 올림픽에서 딴 유일한 것이다. 텐은 올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했다. 당시 그는 “(평창은) 제겐 굉장히 특별한 올림픽”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06년 12세의 나이로 카자흐스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고, 2008년 주니어 그랑프리 골든링크에서 우승했다. 2015년 서울에서 열린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는 카자흐스탄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텐은 한국에서 ‘의병장 외고손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계인 아버지 유리 엘렉산드로이치 텐과 역시 한국계인 어머니 옥산나 엘렉씨예브나 텐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는데 그의 할머니인 알렉산드라 김이 민긍호의 외손녀다. 그의 성씨인 텐은 한국의 정씨를 러시아의 키릴 문자로 표기한 것이라고 한다. 민긍호는 명성왕후를 배출한 여흥 민씨의 일족으로 1907년 대한제국 군대가 강제해산되자 병사들을 모아 반일 무장투쟁을 지휘했다. 텐은 2010년 민긍호 선생의 묘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텐은 19일 오후 3시쯤(현지시간)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의 한 거리에서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려는 괴한 두 명과 격투를 벌이다 이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당시 텐은 10군데가 넘게 상처를 입어 과다출혈로 병원 도착 후 3시간 만에 숨졌다.  
 
한편 AFP통신과 타스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경찰이 텐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누랄리 키야소프(24)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키야소프는 변호사 앞에서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다른 용의자 1명의 신원도 밝혀내 추적하고 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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