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외국 스파이 혐의로 18일 구속된 마리아 부티나(29).[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20/1414a0e1-188d-4b04-b545-86c0736eafbb.jpg)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외국 스파이 혐의로 18일 구속된 마리아 부티나(29).[AP=연합뉴스]
2016년 대선 땐 트럼프-푸틴 막후 채널 추진
'푸틴 편들기' 논란이어 트럼프 또 다른 악재
유학생 신분으로 공화당 50대 컨설턴트와 동거
다른 인사와는 '이익단체 자리' 대가로 성관계
러 연방보안국(FSB) 접촉 e메일 계정, 메모도
미 연방수사국(FBI)가 공개한 구속 신청서와 진술조서 등에 따르면 이 여성의 배후 인물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 고위 관료이자 억만장자인 알렉산더 토르신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였다. 부티나는 미 대선 국면이 시작된 2015년 초부터 지난해까지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인 토르신(2015년 당시 러시아 연방의원)의 지시를 받아 그의 특별보좌관으로서 활동하면서 외국로비스트법(FARA)상 대행기관으로 등록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알렉산더 토르신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왼쪽)와 18일 스파이 혐의로 구속된 마리아 부티나(오른쪽)가 2015년 4월 미국 테네시주 공화당 정치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해 후보자와 사진을 찍은 모습.[트위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20/4ae866ad-38ac-48be-94bf-d01b366008cb.jpg)
알렉산더 토르신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왼쪽)와 18일 스파이 혐의로 구속된 마리아 부티나(오른쪽)가 2015년 4월 미국 테네시주 공화당 정치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해 후보자와 사진을 찍은 모습.[트위터]
에릭슨은 부티나를 도와 2016년 당시 캠프 정책보좌관이던 릭 디어본 전 백악관 비서실 차장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크렘린 커넥션’이란 제목으로 “NRA 총회 때 후보와 푸틴 대통령의 만남을 주선하자”고 제안하는 e메일을 보냈다. 같은 해 5월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NRA총회에서 트럼프와 푸틴의 회동은 불발됐지만 부티나는 토르신과 함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한 테이블에 앉았다.
검사는 이날 "압수 서류들에 따르면 부티나가 그와 동거하는 데 대해 계속 불만과 함께 업신여기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에릭슨은 부티나의 석사과정 숙제를 편집해주거나 시험 답변을 대신해주는 등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왔다고 검찰 측은 주장했다.
![마리아 부티나가 2013년 11월 러시아에서 총기 옹호 단체 활동을 할 당시 전미총기협회(NRA) 회원이던 폴 에릭슨과 함께 찍은 사진.[트위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20/932e1944-7d2b-46a6-ad51-3af91efa5f11.jpg)
마리아 부티나가 2013년 11월 러시아에서 총기 옹호 단체 활동을 할 당시 전미총기협회(NRA) 회원이던 폴 에릭슨과 함께 찍은 사진.[트위터]
FBI는 부티나가 수년간 토르신과 주고 받은 e메일과 소셜미디어 메시지 등이 담긴 노트북을 압수해 상세한 활동 내역을 파악했다고 한다. 그녀는 지난해 1월 20일 비밀 채널을 만들기 위해 공들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날 의사당 옆에서 사진을 찍어 토르신에게 보냈다. 그러자 토르신이 “당신은 정말 겁이 없는 여자다(daredevil girl).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하자 “좋은 스승 덕분”이라는 문답을 트위터 메시지로 주고받았다.
![전미총기협회(NRA)를 통해 미 정계에 침투하려한 혐의로 구속된 마리아 부티나가 총기박람회에서 자동 화기를 들고 있는 모습.[트위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20/ab943bc9-c852-47c3-8d8b-c0114c40e2cf.jpg)
전미총기협회(NRA)를 통해 미 정계에 침투하려한 혐의로 구속된 마리아 부티나가 총기박람회에서 자동 화기를 들고 있는 모습.[트위터]
FBI는 부티나를 간첩죄로 기소되진 않았지만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들과 접촉해온 정황도 확보됐다. 부티나의 e메일 리스트에서 옛 소련 KGB의 후신인 연방보안국(FSB)과 관련된 계정이 발견됐다. 아파트에선 "FSB의 고용 제의에 어떻게 대답해야할까"라고 자필 메모도 발견됐다. 지난 3월 정보기관 관리로 추정되는 러시아 외교관과 저녁 식사를 같이 했고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전직 스파이 부녀 독살 기도로 러시아 요원들이 대거 추방되자 미국을 떠나기도 했다.
민주당은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과 연관된 부티나 사건을 정치 쟁점화하고 나섰다. 애덤 쉬프 민주당 하원 정보위원회 간사는 "러시아의 비밀 요원으로 공화당과 비밀 막후 채널을 만들어온 혐의로 체포된 부티나와 관련자에 대한 의회 소환 조사를 공화당이 거부했다"며 "놀랍지도 않은 일"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