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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 죽었는데” 트럼프에 직격탄 날린 호주 아빠

중앙일보 2018.07.18 19:08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격추에 타고 있다가 숨진 앤서니 매슬린의 세 아이들(왼쪽)과 지난 16일 미러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EPA=연합뉴스]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격추에 타고 있다가 숨진 앤서니 매슬린의 세 아이들(왼쪽)과 지난 16일 미러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열린 미러정상회담에서 러시아에 호의적 태도를 보인 것과 관련해 한 호주인이 쓴소리를 던졌다.  
 
호주인 앤서니 매슬린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연관된 'MH17여객기 격추 사건'을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를 두둔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자신을 MH17 여객기 격추사건으로 세 아이를 잃은 아빠라 소개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님, 당신은 '가짜 뉴스'를 많이 지어냈고, 언급한다"면서 "'가짜뉴스' 뒤에 숨지 말고 부인할 수 없는 사실(irrefutable facts)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라"고 말했다.  
 
매슬린이 언급한 MH17 여객기 격추사건은 지난 201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MH17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상의 발사체에 맞아 추락해 탑승객 298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다.  

 
네덜란드, 호주 조사단이 포함된 국제조사단은 지난 5월 여객기를 격추한 것은 러시아 군부대에서 발사된 미사일이라고 잠정 결론 내렸지만, 러시아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매슬린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부인할 수 없는 사실'들을 나열하며 러시아를 두둔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격추에 타고 있다가 숨진 앤서니 매슬린의 세 아이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격추에 타고 있다가 숨진 앤서니 매슬린의 세 아이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우선 "여객기 MH17편은 하늘에서 격추됐고, 무고한 사람 298명이 살해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비행기가 러시아 미사일에 맞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입증됐다"라며  "아름다운 아이 3명과 그들의 할아버지를 죽게 해 우리의 삶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삶을 파괴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또 "당신에게 아첨을 떠는 사람이 그런 일을 했고 그것에 대해 계속 거짓말을 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따졌다.  
 
마지막으로 매슬린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뒤에 숨고 있다며 "당신은 같은 인간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사랑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게 분명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호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매슬린은 당시 격추사건으로 8~12세 세 아이와 함께 장인을 잃었다. 아이들의 엄마인 린 노리스도 사건 이후 자신과 가족이 큰 고통을 겪었다고 호소하면서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약자를 못살게 구는 사람들"(bullies)로 묘사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매슬린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7월 17일은 4년 전 MH17편이 격추된 날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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