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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기초수급자 국선 변호인 선정 안 한 재판부에 쓴소리

중앙일보 2018.07.18 13:52
국가인귄위원회(이하 인권위)가 공판 기일까지 피고인의 국선 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은 재판부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재판부 “공소 사실 인정하고 합의 끝났기 때문”
인권위 “변호인 조력받을 권리 적극적 보장해야”

국가인권위원회는 피고인이 재판부에 국선 변호인 선정 청구를 했는데도 재판부가 제1회 공판 기일 전까지 국선변호인 선정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낸 A씨는 상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지난 2016년 11월 1심 재판을 받았다. A씨는 재판 전에 법원에 국선변호사 선임장을 제출했으나 “변호사 없이 진행하자”고 재판부가 권유하자 불이익을 우려해 변호사 없이 재판을 받았다. 그는 같은 달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았고, "공판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한 채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피고인이 공소 사실을 인정하고 증거에 동의한 뒤 피해자와 합의를 끝냈으며▶피고인에게 정신적·육체적 장애도 없었고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인의 도움이 필요한 사유가 무엇인지 묻자 피고인이 특별한 사유가 없어 선정 청구를 취하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국선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공판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진정인이 국선 변호인 선정 청구서에 ‘수급자입니다’라고 기재했고, 소명자료로 수급자증명서를 첨부한 사실을 감안하면 빈곤을 사유로 한 청구임을 쉽게 알 수 있었는데도 재판부는 공판 기일까지 국선 변호인 선정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변호인의 조력 받을 권리를 침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14일 서울 중구 삼일대로에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옥상에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걸려 있다. 인권위는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건물에 내걸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중구 삼일대로에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옥상에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걸려 있다. 인권위는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건물에 내걸었다. [연합뉴스]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 등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 등을 이유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할 때는 지체 없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피고인 및 변호인에게 그 뜻을 고지해야 한다.  
 
이어 인권위는 대법원장에게 ▶피고인이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할 경우 첫 공판 기일 이전에 선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각급 법원에 사례 전파 및 관련 절차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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