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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까지 장악한 '노무현 청와대 사람들'…국회·지방정부에 약진

중앙일보 2018.07.17 17:17
자유한국당이 1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전국위원회에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도 역임했다. 사진은 2006년 7월 청와대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김병준 교육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준 뒤 환담장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전국위원회에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도 역임했다. 사진은 2006년 7월 청와대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김병준 교육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준 뒤 환담장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노무현 정권 1기는 얼떨결에 집권한 탓에 집권 기간 내내 좌우를 넘나들었지만 이번에 집권한 노무현 정권 2기는 준비된 좌파 정권입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해 대선 직후 5월 29일 이런 ‘독설’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문재인 정부를 ‘노무현 정권 2기’라고 규정하며 비판한 글이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현 정부 들어 권력 포스트 곳곳을 장악했다는 게 야당의 시각이었다.
 
2005년 4월 29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선옥 법제처장(왼쪽), 문재인 민정수석(오른쪽)과 함께 법제처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5년 4월 29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선옥 법제처장(왼쪽), 문재인 민정수석(오른쪽)과 함께 법제처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실제로 문재인 정부 중앙 권력과 지방 권력 등 핵심 요직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문재인 대통령 자신도 노무현 청와대의 민정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청와대 참모진 중에서도 정태호 일자리수석(노무현 청와대 정무비서관), 김수현 사회수석(사회정책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균형인사비서관), 주영훈 경호처장(경호부장), 이정도 총무비서관(경제정책수석실 경제정책행정관), 백원우 민정비서관(민정수석실 행정관), 송인배 정무비서관(사회조정2비서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정무기획비서관) 등이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몸담았던 ‘노무현 사람들’이다.
 
6ㆍ13 지방선거에서도 노무현 청와대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주요 광역단체장을 다수 배출시켜 지방 권력도 사실상 접수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을 뚫고 당선된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경남지사(연설기획비서관)를 비롯해 박남춘 인천시장(인사수석), 이용섭 광주시장(혁신관리수석), 허태정 대전시장(인사수석실 행정관) 등이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일했다.  
 
2003년 2월 26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첫 청와대 수석회의가 청와대 집현실에서 열렸다. 당시 노 대통령이 회의 시작 전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던 모습. 왼쪽부터 김태유 정보과학기술보좌관ㆍ유인태 정무수석ㆍ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ㆍ박주현 국민참여수석ㆍ문희상 비서실장ㆍ노 대통령ㆍ이정우 정책실장ㆍ문재인 민정수석ㆍ김희상 국방보좌관ㆍ문 외교보좌관ㆍ권오규 정책수석ㆍ이해성 홍보수석ㆍ정찬용 인사보좌관(당시 직책 기준). [중앙포토]

2003년 2월 26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첫 청와대 수석회의가 청와대 집현실에서 열렸다. 당시 노 대통령이 회의 시작 전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던 모습. 왼쪽부터 김태유 정보과학기술보좌관ㆍ유인태 정무수석ㆍ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ㆍ박주현 국민참여수석ㆍ문희상 비서실장ㆍ노 대통령ㆍ이정우 정책실장ㆍ문재인 민정수석ㆍ김희상 국방보좌관ㆍ문 외교보좌관ㆍ권오규 정책수석ㆍ이해성 홍보수석ㆍ정찬용 인사보좌관(당시 직책 기준). [중앙포토]

 
20대 국회 후반기 2년을 이끌 입법부 수장으로 선출된 문희상 국회의장과 국회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도 각각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정부 부처 곳곳에도 노무현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정무2비서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제도개선비서관) 등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야당은 “문 대통령이 국민 모두의 정부가 되겠다며 통합을 강조했지만, 실상은 ‘노무현 2기’일 뿐”이라며 공격해왔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이제 다소 무색한 상황이 됐다. 난파 위기에 처한 자유한국당이 구원투수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의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영입하면서다. 김 교수는 17일 한국당 전국위의 의결로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야당까지 장악한 노무현 사람들의 약진은 다음 달 민주당 전당대회에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8ㆍ25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할 예정인데 참여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 박범계 의원이 출사표를 내는 등 당권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원조 친노 인사들이 꽤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선 집권 여당과 제1야당 당수를 모두 ‘노무현 사람들’이 점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한 민주당 의원은 “파격적일 정도로 탈권위와 소통을 강조하며 너무 앞서가는 듯했던 노무현의 리더십이 뒤늦게 인정받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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