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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궁중 족발 사건’…건물주는 트럼프 사위 회사

중앙일보 2018.07.17 15: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일 백악관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뒤편에 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일 백악관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뒤편에 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의 가족 회사 '쿠슈너 컴퍼니'가 지난 2015년 구매한 건물의 세입자들을 무자비하게 내쫓아 소송에 휘말렸다. 최근 한국 서촌에서 발생한 '궁중 족발 사건'과 비슷한 양상이다. 
 
17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쿠슈너 소유의 가족 회사 쿠슈너 컴퍼니는 개발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를 구매한 뒤 세입자들을 내쫓기 위해 무리한 공사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소음과 암 유발 물질의 분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총 1000만 달러(약 112억 9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쿠슈너 컴퍼니는 2015년 4월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의 338가구짜리 아파트인 '오스틴 니콜스 하우스 빌딩'을 2억7500만 달러(약 3100억원)에 사들었다.  
 
와일드 터키 위스키사의 창고와 식품 창고로 사용됐던 이 건물은 쿠슈너 컴퍼니의 전 소유주가 아파트로 개조했다.  
 
천장이 높고, 바다 조망을 갖춘 빌딩은 고급스럽게 리모델링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그러나 뉴욕시의 '임대차 안정화 제도' 보호 대상으로 지정돼 시가 정한 표준임대료를 초과할 수 없고, 세입자를 강제로 내보낼 수도 없었다.  
 
빌딩을 구매한 쿠슈너 컴퍼니는 이 빌딩을 콘도로 개조하겠다고 발표한 뒤 세입자들을 내보내기 위해 무작정 공사를 시작했다. 또 월세도 한 달에 500달러 이상 급격히 인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쿠슈너 컴퍼니는 지금까지 이러한 방식으로 3년 동안 세입자 75%를 내쫓았다. 
 
이후 세입자가 나간 곳을 우선 리모델링해 파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총 1억5500만 달러(한화 1749억 95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었다.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오스틴 니콜스 하우스 빌딩' [AP]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오스틴 니콜스 하우스 빌딩' [AP]

 
하지만 이사하지 않은 수십명의 주민은 무자비한 공사로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의 소음과 집안을 뒤덮는 먼지에 시달려야 했다.  
 
주민들은 아파트 벽이 흔들리고, 공사 인부들이 집 열쇠를 공유해 아무 때나 집안에 들이닥치기까지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브루클린 버러의 에릭 애담스 주민회장은 16일 입주민 권리 운동가들과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하며 "이 소송은 전형적인 악덕 건물주의 행동을 교과서 그대로 행하고 있는 쿠슈너의 회사를 상대로 싸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쿠슈너 회사 측은 성명을 발표, 이번 소송은 "전혀 가망이 없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증·개축 공사 소음 등에 대한 반발은 인정하지만, 입주자들이 주로 떠난 것은 월세 인상으로 인한 것이며 집세 인상은 법적으로 허용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입주자들에게 강제로 아파트를 나가라고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며 "뉴욕시 조사관들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한 번도 위법사실을 적발하지 못했다"는 등 법적 분쟁에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뉴욕 주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이 15일 AP통신 등을 통해 보도되며 논란이 일자 수사에 착수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쿠슈너 컴퍼니가 실제로 세입자를 괴롭혔는지 조사하라고 명령하며 "어떠한 종류의 거주자 학대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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