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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매맞고 카드 수수료에 화풀이?...카드업계 '부글부글'

중앙일보 2018.07.17 14:10
카드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곳 저곳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편의점 업계 부담 완화 대책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을 거론하는 까닭이다. 카드업계에선 “10년 간 깎고 또 깎았는데 또 뭘 더 깎겠다는 거냐”는 볼 멘 소리가 나온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편의점주와 가맹점주 등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겪는 과도한 임대료 인상, 불공정 계약을 해소하겠다”며 “구체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도 찾겠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당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힘을 실어준 건 편의점 가맹점주들이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는 지난 16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카드수수료 인하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 ^가맹수수료 인하 ^근접 출점 중단 등의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청와대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영이 타격 받고, 고용이 감소하지 않도록 일자리안정자금뿐 아니라 상가임대차보호, 합리적인 카드 수수료와 가맹점 보호 등 조속한 후속 보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편의점 업계 불만이 왜 카드 수수료를 통해 해결돼야 하느냐고 억울해 한다. 지난 10년 간 계속해서 수수료를 낮춰와 더 이상 낮출 여유가 없다고도 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2007년 8월 4.5%였던 카드 수수료율 상한을 2.3%(영세가맹점) 및 3.6%(일반가맹점) 수준까지 낮춘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카드 수수율을 낮춰왔다.
 
신용카드. [중앙포토]

신용카드. [중앙포토]

금융위원회가 준비하고 있는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에 카드 의무수납제 일부 폐지안까지 검토되고 있는 상황은 이같은 불만을 키우고 있다. 의무수납제란 카드가맹점이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한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규정이다. 의무수납제가 폐지되면 카드 가맹업체들이 소액 결제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 요청을 거부해도 된다. 자연스럽게 신용카드 결제대금이 줄어들 개연성이 높다. 카드사 입장에선 수익성(수수료율)이 악화하는 가운데 매출 규모(결제대금)까지 작아지는 격이다.
 
익명을 요청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인건비, 임대료, 원가 모든 게 다 올랐는데 유일하게 내려간 게 바로 카드 수수료”라면서 “카드 매출액의 일부분만큼 부가가치세를 공제받는 등의 혜택까지 누리는 가맹점주들이 아직도 모든 문제를 카드 수수료 인하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데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카드업계는 그간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분담하고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수수료율 인하에 지속적으로 협조해왔다"며 "가맹점주들이나 금융당국은 지금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만을 해결책으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카드사와 가맹점이 자율적으로 수수료를 책정하게 하는 등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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