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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최저임금위 쥐락펴락 공익위원의 독주와 편법 논란

중앙일보 2018.07.17 09:25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이 결정된 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정 과정에서 공익위원은 사실상 전권을 휘둘렀다. 그러면서 적잖은 논란거리를 낳은 것도 사실이다.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감소분 반영
개정된 최저임금법 훼손 논란 불러

책정 기준도 중위 임금 폐기하고
풀타임 정규직 평균임금으로 일방 변경
기준 변경하며 사회적 합의도 없어
고율 인상을 위한 편법 논란 자초

정부 입김 배제한 공익위원 위촉 방식
전문가 위주의 상설 심의 방식 필요

올해보다 10.9% 오른 시급 8350원이란 인상안을 공익위원이 냈고, 그들의 몰표로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최저임금 결정 기준까지 쥐락펴락했다.
 
최저임금도 노동력 제공에 따른 대가인 임금이다. 경제활동의 결과물이다. 생산성과 지불능력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국가가 강제하는 임금이다. 국가 전체 경제 여건을 감안해야 하는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쇼크 사태가 벌어졌다. 회복기미는 고사하고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쟁 틈새에서 한국 경제는 짓눌릴 위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민 끝에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을 수차례 얘기한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 시 새벽 시간(자정~오전6시) 동맹 휴업을 내걸었던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가 16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보문동 영광빌딩 4층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방안에 맞설 공동 대응책에 대해 논의를 마치고 '나를 살려내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최저임금 인상 시 새벽 시간(자정~오전6시) 동맹 휴업을 내걸었던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가 16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보문동 영광빌딩 4층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방안에 맞설 공동 대응책에 대해 논의를 마치고 '나를 살려내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그러나 최저임금위는 경제 컨트롤 타워의 걱정을 일축했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강한 어조로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로 비쳤다.
 
그러다 초법, 편법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면서 제시한 근거를 두고서다, 공익위원은 4가지 반영분을 제시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임금인상 전망치(3.8%),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감소분(1%), 대외변수 반영분(1.2%), 소득분배개선분(4.9%)이다.
 
그런데 임금인상 전망치와 매년 고려해 온 대외변수 반영분을 제외한 나머지 근거에 대해서는 공익위원의 월권이란 비판이 나온다.
 
우선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감소분을 반영한 것은 개정된 최저임금법을 무력화하는 조치다. 최저임금법에 토대를 둔 위원회가 관련 법을 부정한 셈이다.
 
소득분배개선분을 반영하면서 기준을 중위임금에서 평균임금으로 일방적으로 바꿨다. 그것도 8시간 풀타임 정규직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채택했다. 상위 15% 안팎에 해당하는 고임금을 기준점으로 삼은 셈이다. 최저임금을 논한 게 아니라 최대 임금을 조준한 꼴이다. OECD나 선진국, 한국 정부조차 최저임금 수준을 따질 땐 중위임금을 기준으로 한다. 중위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내년 최저임금은 OECD 회원국 중 3위에 해당한다.

 
최저임금위는 "이미 중위임금의 50% 수준을 넘었기 때문에 기준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대폭 인상할 의도를 가지고 기준을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다. 사회적 합의도 거치지 않았다. 합의기구라는 최저임금위의 운영방식과 본질을 무시한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모 경제학자는 "중립적 위치에서 조정·중재해야 할 공익위원의 역할을 포기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공익위원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꾸린다. 이번 공익위원은 김영주 고용부 장관이 구성했다. '노동편향, 정부 코드 일색'이란 평이 나왔다. 그래서 소상공인은 공익위원의 일방통행과 고율 인상 강행이 가능했다고 본다. 소상공인이 "정부가 우리를 버렸다"며 정부를 탓하는 까닭이다. 공익위원 위촉 때 균형감각만 갖췄어도 이런 불만은 없었을 게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경제 부처는 고용부 때문에 속도조절론도 안 먹히고, 경제정책에 부담을 떠안은 모양새다.
 
차제에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확 바꾸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갑래 단국대(법학) 교수는 "노사위원이 서로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다 막판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지금 결정방식은 엄청난 갈등 요소가 있으며 소모적"이라고 말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교수는 "정부의 입김을 배제하고, 노사가 추천한 전문가로 별도 임금위원회를 구성해 상시적으로 조사와 연구해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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