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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심한가 내 탓인가, 주름진 마눌님 얼굴

중앙일보 2018.07.17 07:01
[더,오래] 강인춘의 마눌님! 마눌님!(35)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오늘 아침 식탁에서 바라본
마눌의 얼굴 때문에 종일 심정이 좋지 않았다.
거실 창을 열고 베란다에 나서도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시 내방 의자에 깊숙이 앉아
턱을 괴고 눈을 감아보았지만
온통 마눌의 얼굴만 클로즈업되어 온다.
 
“왜 밥 먹다 말고 내 얼굴만 봐?”
“……내가 언제?”
“내 얼굴 늙었지? 이마에도 입가에도 굵은 주름이 생겼잖아.”
"늙기는…. 당신 얼굴에 밥알이 하나 묻어서…. ㅋ”
얼렁뚱땅 급히 변명을 했지만
눈치 백 단인 마눌은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
 
세상 여자는 다 늙어도
내 마눌만은 늙지 않았어야 했는데
하느님도 무심하기만 하다.
아니, 하느님 핑계보다는 어쩜 내가 죄인일지도 모른다.
마눌의 주름살 더하기 그림은 남편 하기 나름이라는데….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kangcho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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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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