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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마음 속의 '이카로스' 드론으로 활짝 날아오르다

중앙일보 2018.07.17 07:01
[더,오래] 신동연의 드론이 뭐기에(1)

전문가를 위한 상업용 드론 회사를 창업한 전직 사진기자. 신문사를 퇴직한 뒤 드론과 인연을 맺었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지난해 “2030년 지구 위의 하늘엔 10억 개 드론이 날아다닐 것”이라고 예측했다. 불과 12년 후면 드론이 현재 굴러다니는 자동차의 숫자만큼 많아진다는 얘기다. 드론의 역사는 짧지만, 성장 속도는 상상 밖이다. 우린 곧 다가올 ‘1가구 1드론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안전하고 재미있는 드론 세상으로 안내한다. <편집자>

 
패럿사에서 2010년 선보인 AR드론 1.0. AR드론은 스마트폰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합리적 가격으로 드론시장을 공략했다. [사진 신동연]

패럿사에서 2010년 선보인 AR드론 1.0. AR드론은 스마트폰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합리적 가격으로 드론시장을 공략했다. [사진 신동연]

 
2010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각종 미디어의 집중 조명을 받은 제품이 있었다. 바로 프랑스 패럿(Parrot) 사의 ‘AR 드론’이었다.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한 전자제품박람회장에 난데없이 드론이 불쑥 나타난 것이었다. 주로 정보수집, 감시, 정찰, 미사일 공격 등의 군사용 무기 영역으로 인식됐던 드론이 일반전자제품시장에 출현한 것이었다. 이것이 민간용 드론의 대중화를 알리는 신호가 됐다.
 
민간용 드론의 대중화 알린 게임용 AR 드론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등을 이용한 무선 제품을 만드는 회사인 패럿은 자이로플레인(초경량 비행기)에서 얻은 영감으로 게임 마니아에게 희망을 심어 줄 취지로 AR 드론을 게임용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1907년 Breguet가 설계한 최초의 자이로플레인.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PHGCOM)]

1907년 Breguet가 설계한 최초의 자이로플레인.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PHGCOM)]

 
기체 길이가 57cm, 4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쿼드콥터 형태로 충격에 강한 나일론과 탄소 소재로 만들었고, 최고 속도 초속 5m, 최대비행시간 12분 정도의 완구 수준의 드론이었다. AR 드론은 AR이 증강현실을 뜻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스마트폰에서 보이는 가상(증강현실)의 고리를 드론이 통과하게 하는 게임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AR 드론을 산 사람들은 이 게임을 즐기기보다 드론에 달린 카메라로 주변의 사진을 찍으면서 날아다니는 영상 카메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게임용이 아닌 촬영용으로 활용된 것이다.
 
사진가와 영상제작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스마트 앱으로 게임을 하듯 조종이 편리하고 저렴한 가격 덕분에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았다. 이후 중국의 DJI사가 개발한 ‘팬텀’ 시리즈가 레저‧촬영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드론이 일반인의 취미 영역으로 확대됐다.
 
드론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사건이 있었다. 2015년 1월 26일 새벽 3시쯤 DJI사의 팬텀 한대가 미국 백악관 건물에 부딪힌 뒤 잔디밭에 떨어져 비상경계령이 발동된 사건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 순방 중이라 백악관에는 없었지만, 대통령 비밀경호국은 곧바로 대테러 경계태세에 돌입한 것이다.
 
DJI 테크놀로지에서 개발한 팬텀3. [중앙포토]

DJI 테크놀로지에서 개발한 팬텀3. [중앙포토]

 
그해 4월 22일 일본의 아베 신조 수상관저에도 방사능 마크를 단 드론이 떨어져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한 남성이 정부의 원전 정책에 대한 항의 표시로 날렸다고 한다. 이런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드론의 존재를 알게 됐고 테러나 범죄, 사생활 침해 등 드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과 비행 기술이 융합해 새로운 플랫폼인 드론이 탄생했다. 이런 드론의 대중화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센서의 가격이 싸지고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의 기술이 발달하며 비약적 성장을 하게 된 것이다.
 
전화 통화만 가능했던 벽돌만 한 1980년대 모토로라 휴대폰과 손바닥에 들어오는 크기인 지금의 스마트폰을 비교해보면 이해가 싶다. 요즘 스마트폰에는 전화 통화는 기본이고 영상통화, GPS, 내비게이션, 무선인터넷, 팩스 등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 있다. 게다가 카메라의 소형화와 해상도 높은 센서의 장착으로 고급 이미지도 얻을 수 있다.
 
또한 비행을 통제하고 제어하는 비행 컨트롤러의 다양한 센서도 마찬가지다. 안정적인 비행을 위한 자이로센서, 고도를 조절하는 고도계, 속도를 제어하는 가속계 등 센서가 통신 장비, 배터리와 함께 작은 드론에 장착돼 기능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은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때문이다. 공중을 나는 항공기는 그 위험성 때문에 항공법 규제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드론은 취미용, 촬영용, 경주용 등 한 가지 단순한 목적으로 제작돼 완전하진 않지만 심한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마 드론도 항공기처럼 많은 기능을 넣으려고 했다면 까다로운 항공법 때문에 대중화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기능의 단순함이 홍보나 마케팅에서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대중에게 다가가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날고 싶은 욕망 싣고 새의 눈으로 세상 본다
그리스 신화 ‘이카로스의 날개’처럼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은 잠재된 인간의 욕망이 1903년 라이트형제의 첫 유인 비행을 시작으로 제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다양한 비행 장치들을 탄생시켰다. 우연이지만 게임용인 AR 드론의 등장으로 사람들이 새의 눈처럼 세상을 넓게 볼 수 있게 하는 본격적인 드론의 대중화 시대를 맞게 됐다.
 
신동연 드론 아이디세일 마켓 담당 shindy@dronei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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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연 신동연 드론아이디 세일 마켓 담당 필진

[신동연의 드론이 뭐기에] 전문가를 위한 상업용 드론 회사를 창업한 전직 사진기자. 신문사를 퇴직한 뒤 드론과 인연을 맺었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지난해 “2030년 지구 위의 하늘엔 10억 개 드론이 날아다닐 것”이라고 예측했다. 불과 12년 후면 드론이 현재 굴러다니는 자동차의 숫자만큼 많아진다는 얘기다. 드론의 역사는 짧지만 성장 속도는 상상 밖이다. 우린 곧 다가올 ‘1가구 1드론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안전하고 재미있는 드론 세상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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