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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문건 해명 시도했다가 청와대서 사실상 부인…위기의 송영무

중앙일보 2018.07.16 17:51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계엄령 검토 문건 관련 긴급회의’를 앞두고 회의실로 입장하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계엄령 검토 문건 관련 긴급회의’를 앞두고 회의실로 입장하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6일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이석구 기무사령관, 남영신 특전사령관 등을 국방부로 불러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에 등장한 부대의 지휘관들이다. 송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촛불 시위 당시 계엄령 준비ㆍ대기ㆍ출동 등 모든 문건을 최단시간 내 제출할 것을 단호히 명령한다”고 지시했다.
 
하지만 송 장관 본인이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국방부 특별수사단의 조사 대상에 오를 위기에 놓였다. 그동안 현 정부의 기조와 다른 발언이나 여성폄하 표현으로 구설에 올랐던 송 장관이 이번엔 코너에 몰렸다는 관측이 국방부 안팎에서 나온다.
 
 
이날 송 장관은 해명에 나섰다가 또 말바꾸기 논란을 불렀다. 송 장관은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4월30일 기무사 개혁방안을 놓고 청와대 참모진들과 논의를 가졌다. 논의과정에서 과거 정부 시절 기무사의 정치 개입 사례 중 하나로 촛불집회 관련 계엄을 검토한 문건의 존재와 내용의 문제점을 간략히 언급했다”고 알렸다. 당시 회의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이 참석했다. 송 장관은 이때 문건을 제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당시 회의 분위기를 달리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장관은 (4월 30일 회의 때) 기무사 문건에 대해 얘기했다고 하지만 참석자들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6월 28일 청와대에 기무사 문건을 알렸는데 이때도 문건을 넘겨주지 않았다.  
 
 
결국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5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무사 문건을 공개한 뒤에야 청와대는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무사 문건에 대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송 장관 측의 기존 해명과는 말이 달라진 것이다. 국방부는 당초 송 장관이 계엄령 문건을 놓고 외부에서 법리 검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리 검토의 당사자로 지목된 최재형 감사원장 측이 부인하자 “착오”라고 번복한 데 이어 이번엔 문건 보고를 놓고 다시 오락가락이다.
 
 
일각에선 송 장관이 청와대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채 적극적으로 ‘셀프 변호’에 나서며 자기 목소리를 내다 청와대와 설명이 달라지는 상황이 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언론이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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