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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브레인' 김병준, '친박 저승사자' 됐다

중앙일보 2018.07.16 17:00
자유한국당이 16일 당 쇄신을 이끌 혁신비대위원장으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내정했다. 김 후보는 17일 전국위원회에서 추대 형식으로 정식 선임된다.
 
김병준 국민대교수가 26일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병준 국민대교수가 26일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투철한 현실인식과 치열한 자기혁신인 만큼 김 교수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이제 김 내정자를 중심으로 우리당의 변화와 혁신, 쇄신의 대수습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비대위원장 내정은 한국당 입장에서도 모험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원조 친노’ 인사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94년 개인 자격으로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만들때부터 인연을 맺었고, 이후 청와대에 입성한 뒤에 노 전 대통령의 정책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책기획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노 전 대통령의 정책기조였던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지휘했다. 종합부동산세와 동반성장전략 등이 김병준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이력 때문에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김병준은 우리랑 출신이 다르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노무현 정부를 마친 후에는 보수진영과 접촉면을 넓혔다. 경북 고령 출신으로 TK인사와 교류를 지속했고, 한국당 내에서는 김용태 의원 등 소장파와 가깝게 지냈다.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선 국무총리로 깜짝 지명되기도 했다. 당시 총리직 수락에 대해 진보진영에서 비판론이 일자 “노무현 정신의 본질은 이쪽저쪽 편을 가르는 게 아니라 국가를 걱정하는 것”이라고 맞받기도 했다.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곤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원조 친노지만 '친노 패권주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2013년 언론인터뷰에서 “친노는 과거지향적”이라며 “이제는 노무현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저 노무현 사진만 앞세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1월 한국당이 연 ‘신보수주의 국가개혁 심포지엄’에 참석해 “패권주의도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문제”라며 “권력을 잡으면 폐쇄적이고 배타적으로 운영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2003년 국정과제회의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총리, 김병준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중앙포토]

2003년 국정과제회의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총리, 김병준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중앙포토]

김 교수는 평소 보수 개혁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김 교수는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실현가능성이 있든 없든 인권ㆍ환경ㆍ평화 등 가치를 말하고 있는데 한국당은 무슨 가치를 내세우고 있냐“며 ”소위 보수라고 하는 집단 한국당은 무슨 가치를 내세우고 있냐. 그나마 가지고 있던 안보라는 가치를 놓아버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내정으로 한국당은 비대위 체제로 급속히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전국위원회에서 김병준 내정자를 추인한 후 23일까지 비대위원 임명 등을 마칠 예정이다. 다만 김 교수가 비대위원장으로 인적청산 등 전권을 휘두르는 '저승사자'가 될 지는 미지수다. 비대위원장 권한과 시기 등을 두고 당내 갈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조기 전당대회 실시를 전제로 최소한의 당무를 맡는) 관리형 비대위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추후 있을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등에서 의견 수렴 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ㆍ성지원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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