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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의인은 국민훈장도 처음엔 거부했었다, 왜

중앙일보 2018.07.16 15:58
세월호 침몰 당시 학생 20여명을 구조하며 '파란바지의 의인'으로 불린 김동수(53)씨. 사진은 지난 2015년 6월 19일 김 씨가 경기도 고양시청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 당시 학생 20여명을 구조하며 '파란바지의 의인'으로 불린 김동수(53)씨. 사진은 지난 2015년 6월 19일 김 씨가 경기도 고양시청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3일 청와대 인근에서 자해 시도를 한 ‘세월호 의인’ 김동수(53)씨 근황이 전해졌다. 
 
김씨 아내 김형숙씨는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남편이 자해한 부위를 수술한 상태라 힘들어한다. 이번엔 복부에 상처가 깊어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 김씨에 따르면 남편 김씨는 자해 전 가족들에게 ‘사랑하는 각시 미안하다. 내가 청와대에 갔다가 내려가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다시는 나와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그동안 자기가 국가기관이나 이렇게 자꾸 요구해서 힘들게 했다면 그것을 용서해 달라. 이제는 다 내려놓고 싶다’는 내용이 담긴 음성 녹음도 남겼다.  
 
아내 김씨는 “남편이 자해 시도를 한 것이 알려진 것만 4번이지 3주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며 “(남편은) 세월호 참사 후 지금까지 계속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국가에서 왜 나를 외면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5년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 때도 증인들은 변명만 하니 본인이 그 사람을 해하면 자기가 범죄자가 되니 답답해서 자기 몸에다 (자해를) 그렇게 했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아내 김씨는 ‘오랫동안 남편이 죄책감을 심하게 느끼는 것 같냐’는 질문에 “그날의 영상이 하나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한다”며 “해양경찰의 ‘모두 구조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믿었던 걸 가장 후회하는 것 같다. ‘아저씨 좀 기다려주세요’라며 창문 두드리는 학생들의 모습(도 잊지 못하고 있다)”이라고 답했다.
 
남편 김씨가 지난 1월 ‘국민추천포상’을 받은 데 대해서는 “남편이 처음엔 수상을 거부했었다”며 “‘내가 이걸 받아서 무슨 의미가 있냐. 나는 이렇게 몸과 마음이 힘든데 이 훈장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했으나 가족들이 좋아해 받기는 했다. 그런데 남편에겐 (훈장이) 큰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 김씨는 지난 13일 오후 1시50분쯤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지니고 있던 흉기로 자신의 몸을 찔렀다. 김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며 치료를 받아왔으며, 그동안 몇 차례 자해를 시도했다. 
 
화물차 운전기사였던 김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 20여명을 구조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6월 김씨를 의상자로 인정했으며, 행정안전부는 올해 1월 김씨에게 국민추천포상(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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