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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질병 ‘천연두’, 미국이 뜬금없이 치료제 개발한 이유

중앙일보 2018.07.16 15:11
16세기, 천연두 희생자를 묘사한 그림(왼쪽)과 최초 천연두 치료제로 미 FDA 승인을 받은 테코비리맷. [ '피렌체 코덱스' 12권, AP=연합뉴스]

16세기, 천연두 희생자를 묘사한 그림(왼쪽)과 최초 천연두 치료제로 미 FDA 승인을 받은 테코비리맷. [ '피렌체 코덱스' 12권, AP=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사라진 질병인 천연두의 치료제 개발을 승인했다.  
 
천연두 바이러스가 테러 집단 등에 의해 생물학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을 미 당국이 인정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미 언론은 "티폭스(TPOXX)'로도 불리는 첫 번째 천연두 치료제인 '테코비리맷(tecovirimat)'이 FDA에서 승인됐다"고 보도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질병으로 꼽히는 천연두는 두창 바이러스를 매개로 주로 사람들 간 직접 접촉으로 확산한다. 뇌염·각막궤양·시력상실 등이 수반되며 치사율이 30%에 이른다. 
 
다행히 지난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천연두 근절을 공식 선포한 뒤 존재감이 사라졌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천연두가 발병하지 않았고, 예방접종도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 2001년 9·11테러 발생 이후 천연두 바이러스가 생물학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하버드대 연구팀도 지난해 10월 북한이 천연두 바이러스를 생물학 무기에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에 나선 미국은 천연두 바이러스에 주목했고, 천연두 백신 비축량을 늘리기와 함께 'ST-246'이라는 이름으로 치료제 개발을 해왔다. 
 
전문가들은 천연두 백신은 임산부나 항암 치료 환자 등에게는 접종할 수 없는 등 모든 사람에게 투여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또 예방접종이 중단된 이래 성장한 40세 이하 세대가 생물학 테러에 무방비 상태라는 점도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을 키웠다.  
 
치료제 개발을 담당한 민간 기업 ‘시가 테크놀로지스’는 천연두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이어왔다. 최종적으로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부작용 테스트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재 천연두 바이러스는 고도의 보안 속에 WHO가 인정한 미국과 러시아 특정 기관만이 연구 목적으로 공식보관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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