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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참석 잘했으니 1.2% 더" 희한한 최저임금 인상

중앙일보 2018.07.16 09:09
2019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확정됐다. 고용노동부 직원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15차 전원회의를 마친 뒤 최저임금 투표 결과가 적힌 칠판을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재적인원 27명 중 사용자위원과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을 재외한 14명이 근로자위원안 8680원과 공익위원안 8350원을 투표한 결과 8표를 얻은 공익위원안 8350원이 최종 확정됐다. [뉴스1]

2019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확정됐다. 고용노동부 직원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15차 전원회의를 마친 뒤 최저임금 투표 결과가 적힌 칠판을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재적인원 27명 중 사용자위원과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을 재외한 14명이 근로자위원안 8680원과 공익위원안 8350원을 투표한 결과 8표를 얻은 공익위원안 8350원이 최종 확정됐다. [뉴스1]

2019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으로 확정됐다. 올해(7530원)보다 10.9% 오른 액수다. 국내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8000원대에 접어든 것은 처음이다. 월급(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174만5150원이다. 16.4% 오른 올해보다 인상 폭은 줄었지만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이다.

‘협상배려분’1.2% 인상…‘소득분배분’4.9% 인상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 폭은 지난해(16.4%)보다 5.5%포인트 낮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최저임금위가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번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는 전체 위원 27명 가운데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5명과 공익위원 9명 등 14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13일 오전 10시 회의를 시작해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19시간 동안 마라톤협상을 했다.
  
지난 10일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 부결에 반발해 불참 선언을 한 사용자위원 9명은 13일 밤 참석 여부에 관한 확답을 달라는 최저임금위 요청에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용자위원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은 근로자 안(8680원)과 공익 안(8350원)을 표결에 부쳐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근로자 안이 6표, 공익 안이 8표를 얻었다. 공익위원 1명이 근로자 안을 지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 10.9%는 ▲유사노동자 임금인상 전망치 3.8%(한국노동연구원 연구)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실질 인상 효과감소 폭 1% ▲협상배려분 1.2% ▲소득분배 개선분 4.9%를 각각 반영한 수치다. 특히, 소득분배 개선 기준을 중위임금이 아닌 평균임금으로 정해 효과를 높였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10.9% 인상률은 한국노동연구원의 임금인상 전망치 3.8%에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최저임금 실질적인 인상 효과가 줄어드는 폭을 고려한 1%, 임금 및 경제지표 이외 대외변수 등 1.2%를 반영해 산출했다”며 “여기에 소득분배 개선을 기준을 중위임금이 아닌 평균임금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협상 배려분’이라는 명목의 1.2% 인상률은 노동계가 협상에 열심히 참여했으니 올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1.2%에 대한) 근거를 대라고 하면 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또 소득 격차 해소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숫자를 더했다. 올해 최저임금을 대폭 올렸지만, 정규직 전일제 근로자의 평균 임금과 비교하면 38.6% 수준에 불과하다.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률에 4.9%를 추가했다.
 
최저임금위는 내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올리면 정규직 전일제 근로자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기존 38.6%에서 41.3%로 뛴다고 계산했다. 그만큼 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 개선과 임금 격차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는 수준을 치열하게 고민해 내놓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위가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다음달 5일까지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로 확정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노·사 어느 한쪽이 노동부 장관에게 이의 제기를 할 경우 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재심의를 한 사례가 없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저임금위는 내년 최저임금 재심의 요구가 ‘불가하다’는 입장이고, 청와대도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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