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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헌날 중 쉬는날 한미와 외교담판···北 '주말의 법칙'

중앙일보 2018.07.16 06:00
 북한이 올해 들어 ‘주말의 법칙’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를 상대로 큰 협상이나 행사를 벌일 때 주말이 거사일로 잡히는 사례가 반복된다. 북·미 관계의 대형 현안인 미군 유해 송환을 놓고 북한은 미국 측에 일요일인 ‘15일 회담’을 제안해 이날 판문점에서 회담이 열렸다. 일요일인 이날 주한미군 차량이 판문점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26일, 토요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한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26일, 토요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한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주말에 집중된 북한의 한국,미국 이벤트
우연의 일치? 김정은 결재 시점 때문?

북한은 지난 2월 9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부장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로 서울에 파견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참석 다음 날인 10일(토요일)  김여정은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을 전달했다. 당시는 평창올림픽 개막식이라는 일정에 맞춘 우연으로 보였다. 
 
평창 겨울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2월 10일, 토요일 오전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평창 겨울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2월 10일, 토요일 오전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그러나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첫 남북 정상회담이 4월 27일(금요일) 열린 데 이어 두번째 정상회담은 주말인 5월 26일 토요일에 열렸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1차 방북(3월 31일~4월 1일)은 주말이었고,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둔 성 김 주필리핀미국대사-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실무 접촉도 판문점에서 5월 27일(일요일) 열렸다.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6~7일)도 토요일(7일)을 포함했다. 이를 놓고 ‘우연의 일치’라기 보다는 뭔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이어진다.
 
성김 주 필리핀 대사(왼쪽)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5우러 27일, 일요일 오전 판문점에서 만나 실무협의를 했다. [사진 연합뉴스]

성김 주 필리핀 대사(왼쪽)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5우러 27일, 일요일 오전 판문점에서 만나 실무협의를 했다. [사진 연합뉴스]

 
 김정은이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처럼 주중에는 주로 국내 현안을 챙기고 남북, 북ㆍ미 관계와 관련한 보고는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집중적으로 받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돈다. 전직 정보 당국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매주 목요일 남북 관련 현안을 보고받았다”며 “이때문에 주말에 대남 성명이나 주요 결정, 방북자 명단 통보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현재 김정은이 특정한 시점을 정해서 보고를 받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선 남북, 북ㆍ미 관계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수시보고가 이뤄질 가능성도 큰 만큼 ‘목·금 보고설’로 주말의 법칙이 충분히 설명되지는 않는게 한계다. 
 
 다른쪽에선 ‘미국 영향설’도 있다. 북한만 아니라 미국 쪽에서도 주말 택일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지난 15일 북·미 장성급 회담을 놓고 그렇다. 외교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이후 일본과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다”며 “지난 12일에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참석차 벨기에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을 찾아가 만나 보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12일 회담이 편하지 않았고, 폼페이오 장관의 보고가 이뤄진 뒤 인15일 판문점 북미 장성급회담이 더 준비돼 있었다는 추론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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