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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 중 21명 이민자…인종 용광로가 강한 佛 만들었다

중앙일보 2018.07.16 04:00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FIFA컵을 들어올리면서 환호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FIFA컵을 들어올리면서 환호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업그레이드된 '레인보우 프렌치' 월드컵 역사를 썼다
 
새로운 '레인보우 프렌치(rainbow french)'가 세계 정상에 섰다. 다양한 인종과 출신 성분을 가진 선수들이 뭉쳐 20년 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 국제축구연맹(FIFA)컵을 들어올렸다.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는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따돌리고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우승하는 순간까지 프랑스의 전력은 강했다. 전반 18분 마리오 만주키치의 자책골로 앞선 프랑스는 전반 38분 앙투안 그리즈만(27), 후반 14분 폴 포그바(25), 후반 20분 킬리안 음바페(20)의 연속골로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던 크로아티아의 기세를 눌렀다.
 
16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골을 터뜨린 뒤 프랑스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포옹하면서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6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골을 터뜨린 뒤 프랑스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포옹하면서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결승전에서 골을 터뜨린 프랑스 세 선수는 모두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음바페는 카메룬인 아버지와 알제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포그바는 기니 이민자 2세 출신이다. 또 그리즈만은 아버지가 독일계, 어머니는 포르투갈계다. 이처럼 프랑스엔 다양한 문화를 배경으로 자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엔트리 23명 중 21명이 이민자 가정 출신이고, 이 중 15명은 아프리카계다. 그런 프랑스 팀을 향해 미국 CNN은 '레인보우 팀(rainbow team)'으로 불렀다. 다양한 인종과 출신 성분을 가진 선수들이 조화를 이뤘다는 뜻이다.
 
16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골을 터뜨린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 그는 펠레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서 골을 터뜨린 10대 선수로 기록됐다. [AP=연합뉴스]

16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골을 터뜨린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 그는 펠레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서 골을 터뜨린 10대 선수로 기록됐다. [AP=연합뉴스]

이미 프랑스는 지난 1998년 월드컵 때도 그렇게 불렸다. 당시 지네딘 지단(46), 파트리크 비에이라(42), 티에리 앙리(41) 등 여러 인종과 다양한 이민자 출신의 선수들이 모여 월드컵 우승의 영광과 함께 국민 통합에도 기여하면서 그렇게 붙였다. 가나 출신인 1998년 프랑스 대표 마르셀 드사이(50)는 “모든 팬들, 모든 사람들이 하나였다. 어떤 차별도 없었다. 프랑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던 시절이었다”면서 “같은 국기를 흔들고, 프랑스어로 말하면서 기쁨을 나눴다”고 회고했다. 이후에도 프랑스 축구는 능력있는 이민자 출신 선수들을 다수 기용했다.  
 
물론 이들은 무수한 도전도 받았다. 특히 2015년 전후로 프랑스 내 테러가 발생하고, 반(反)이슬람, 반이민자 정서가 확산되면서 프랑스 축구대표팀도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새로운 레인보우 팀'은 더 강해졌다. 유로2016 준우승을 통해 경험을 쌓은 프랑스 선수들은 탄탄한 전력을 구축해갔고, 러시아 월드컵에서 기세를 높였다.
 
16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꺾고 우승을 확정한 프랑스 축구대표팀 선수들. [로이터=연합뉴스]

16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꺾고 우승을 확정한 프랑스 축구대표팀 선수들. [로이터=연합뉴스]

그 중심에 음바페, 그리즈만, 포그바 등 1990년대생 이민자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 이들은 프랑스의 체계적인 유소년 축구 시스템을 통해 성장하면서 대표팀 주축 선수로 자리 잡은 케이스다. 특히 음바페는 결승전에서도 골을 넣으면서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가 1958년 대회에서 골을 넣은 이후 60년 만에 10대 선수로 골을 기록한 사례로 남았다. 음바페는 베스트 영플레이어상까지 받았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 '새로운 레인보우 프렌치'는 힘차게 FIFA컵을 들어올리면서 희망을 띄웠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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