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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vs 증강현실, 뭐가 더 돈 될까. "AR시장, VR의 6배"

중앙일보 2018.07.16 02:00
특수 안경을 착용하고 가구매장을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식탁을 찾았다. 스마트폰을 식탁 방향으로 갖다 대면 가격 정보와 무게·길이 등 필요한 정보가 뜬다. 개별 물체를 식별하고 관련 정보를 검색ㆍ표시해주는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기능이다. 거리에서 길을 헤맬 때도 지도와 연동돼 실제 거리에 가야 할 길을 표시해준다. 구글의 구글글래스 등에서 볼수 있는 AR 기능이다. 
 
2017년 4월 18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소개한 미래의 증강현실(AR) 안경. 실제로 현재 무거운 HMD(헤드 마운트 표시 장치에)서 별도의 기기 없이 안경을 쓰는 HMD로 디바이스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AP=뉴시스]

2017년 4월 18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소개한 미래의 증강현실(AR) 안경. 실제로 현재 무거운 HMD(헤드 마운트 표시 장치에)서 별도의 기기 없이 안경을 쓰는 HMD로 디바이스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AP=뉴시스]

헤드셋을 쓰니 눈앞에 하얀 눈으로 뒤덮인 스키장이 나타난다. 전후좌우는 물론 위아래 어디든 고개를 돌려봐도 스키장 한가운데다. 발에 달린 스노보드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절벽이 나타난다. 순간 발 아래가 허공이다. 현실과 유사한 느낌이지만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장면이다. 삼성전자의 '기어VR'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해 비슷한 주소에 와 있는 AR과  VR기술. 앞으로는 어떨까. 어떤 게 더 돈이 될까. 
 
"AR시장이 VR시장에 비해 6배 더 성장한다" 
 
AR과 VR 중 AR의 성장성이 VR보다 훨씬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다. KISTEP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ARㆍVR 시장은 1050억 달러(한화 118조 9650억원) 규모로 성장하게 된다. 성장분 중 약 86%에 해당하는 900억 달러(101조9700억원)를 AR이 차지했다.
 
2018년 2월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1395년 제작된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가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TV 시청자들에게만 보인 장면이다. [중계화면 캡처]

2018년 2월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1395년 제작된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가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TV 시청자들에게만 보인 장면이다. [중계화면 캡처]

전자상거래ㆍ국방ㆍ의료 등에 이용...AR, 편리성ㆍ실용성 높다
 
평가를 진행한 KISTEP의 임상우 연구원은 "AR은 가상의 물체ㆍ정보 등 컴퓨터가 모델링한 것들을 눈앞에 띄워주는 기술"이라며 "사용자의 시야 전체를 영상으로 채우는 VR보다 실생활에 활용할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실용성이 VR과 AR의 성장비전 차이를 가져왔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산업에서 AR을 이용했을 때 시장 규모는 전자상거래ㆍ하드웨어ㆍ광고 순으로 나타났으며, VR 분야는 게임ㆍ하드웨어ㆍ위치기반 가상 여행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순으로 예측됐다. 특히 AR을 전자상거래에 적용하면 매장에 있는 가구를 직접 놓아보지 않고도 가상으로 설치상태를 볼 수 있고, 인터넷에서 옷을 살 때도 실제로 착용한 자신의 모습을 가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해지는 등 활용성이 높다는 평가다.
 
'구글렌즈'에는 글자를 복사해 주는 기능도 포함된다. 구글포토를 활용해 구글렌즈가 찍은 글자를 PDF 파일로 전환 가능하다. [사진제공=구글]

'구글렌즈'에는 글자를 복사해 주는 기능도 포함된다. 구글포토를 활용해 구글렌즈가 찍은 글자를 PDF 파일로 전환 가능하다. [사진제공=구글]

임 연구원은 "유럽에서는 현재 가상으로 맛을 느끼는 것도 가능한 '미각 디스플레이'도 개발 중이다"며 "이 외에도 수술시 의료 정보를 의료진이 착용한 안경(HMD)에 실시간으로 띄워주고, 가상의 전투체험도 가능해지는 등 의료ㆍ국방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이라고 전망했다.
 

ARㆍVR 기술 실용화 위해서는 협력 연구 이뤄져야
 
KISTEP 측은 "기술의 확장 및 상업적 성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산ㆍ학ㆍ연 중심의  R&D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더해 실용화 단계까지 가려면, 협력적 연구가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ARㆍVR에 대한 연구는 현재 단독연구가 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산학 15%, 산학연 협력연구는 2%에 불과한 실정이다.
 
AR기술은 국방ㆍ의료 분야 등 실용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사진은 분당서울대병원이 AR기술을 이용해 정강이뼈에 있는 암을 확인하는 모습.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에 암이 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AR기술은 국방ㆍ의료 분야 등 실용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사진은 분당서울대병원이 AR기술을 이용해 정강이뼈에 있는 암을 확인하는 모습.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에 암이 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임 연구원은 "영국의 경우 중소기업과 정부출연연구소, 대학이 상호 협력을 통해 초음파 기반의 '무접촉식 촉각 디스플레이' 연구에 성공한 바 있다"며 "실용화를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더해 이를 대중화할 수 있도록 기업들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드웨어 90% 이상 수입...미국에 비해 1.6년 격차 있는 한국 ARㆍVR 산업
 
이런한 인식에 따라 ARㆍVR 분야의 정부 R&D 투자는 2012년~2016년 37% 증가, 투자금액은 3.54배 늘었다. 그 결과, 한국은 가상현실 구현에 필요한 디스플레이 기술과 트래킹 소프트웨어 기술(사용자의 행동 등 생체인식)은 국제적 경쟁우위를 점하게 됐다. 그러나 트래킹 센서 관련 부품이나 상용화된 ARㆍVR 하드웨어의 경우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2017년 11월 7일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0회 육군 M&S(Modeling & Simulation)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한 육군장교가 VR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고 고공 자유낙하시 낙하산 조종술 시물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M&S는 비용과 시간, 공간 등의 한계로 현실에서 불가능한 문제를 가상공간에서 해결하는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을 군이 도입한 것으로 컴퓨터 기반 모의훈련과 과학화 전투훈련 등을 통해 실전과 같이 훈련하고 정책의 타당성을 분석, 예측하는 방법이다. [중앙포토]

2017년 11월 7일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0회 육군 M&S(Modeling & Simulation)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한 육군장교가 VR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고 고공 자유낙하시 낙하산 조종술 시물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M&S는 비용과 시간, 공간 등의 한계로 현실에서 불가능한 문제를 가상공간에서 해결하는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을 군이 도입한 것으로 컴퓨터 기반 모의훈련과 과학화 전투훈련 등을 통해 실전과 같이 훈련하고 정책의 타당성을 분석, 예측하는 방법이다. [중앙포토]

KISTEP은 관련 분야에서 선도적 기술 수준을 보유한 미국에 비해 1.6년의 기술격차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AR·VR 분야의 기초·원천 기술 연구에 대한 안정적인 연구 기간 지원, 창업 생태계 조성을 통한 스타트업 및 히든 챔피언 기업 육성 등을 제안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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