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
그 자신 노력가인 코넬대 경제학 교수 로버트 H. 프랭크가 이 책을 쓴 건, 그러니 운에 맡기고 노력하지 말자고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운 없는 사람도 덜 억울하게 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그 일환으로 ‘누진소비세(물품세가 아닌 소득세 대체 개념)’ 등을 논하기 위함이다. 구체적 제도 문제에서는 찬반이 엇갈리겠지만 그의 이 말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자신의 성공에 행운이 작용했음을 알수록 다른 이들에게 관대해진다.”

운의 무작위성을 나타낸 중세 그림 ‘운명의 수레바퀴’
“내가 국민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사는 동네로 차별하는 사람이었어. 반 애가 떠들다 걸리면 ‘너 어디 사냐’고 물어봐서 가난한 동네에 산다고 대답하면 ‘그럴 줄 알았다’라고 하는 그런 사람이야. 그 해에 내 자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상처받았고 의욕도 사라져서 성적이 많이 떨어졌어. 계속 그런 선생님만 만났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야. 그런데 6학년 때 정말 좋은 선생님, 용기를 주는 선생님을 만났어. 그때 성적이 엄청나게 뛰었지. 그리고 부모님도 계속 애를 쓰셔서 가정형편이 조금씩 나아졌고. 그 반대였다고 생각해봐. 그런 것도 다 운이 아니겠어?
어려운 형편에서 자수성가했다고 해서 그게 다 온전히 자신이 이룬 거라고 생각해선 안 돼. 거기에도 운이 작용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 그리고 그 운을 갖지 못한 사람들을 배려해야 돼.”
그 말은 스승의 날 내가 도리어 스승으로부터 받은 인생 선물이었다.
문소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