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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국회 특활비 손질·금일봉까지 공개는 고민해 봐야”

중앙일보 2018.07.16 00:54 종합 8면 지면보기
유인태

유인태

유인태(사진)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가 “국회는 선출된 국회의원이 주인인데 국회 운영을 주도하지 못하고 객(客) 역할을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쓴소리
“여당은 정부에 끌려가고 야당 태업
전반기 국회 아무런 기능 못해
정국 주도하려면 여야 협치해야”

20대 국회 후반기를 문희상 국회의장과 유 사무총장 내정자가 이끌게 되자 정치권에선 “청와대와 균형을 맞춰 줄 인물들”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유 내정자는 “국회 사무총장은 조용히 뒤에서 살림하는 자리”라며 “그런 역할은 정당과 국회의원 몫”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15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유 전 의원이 가장 먼저 꺼낸 얘기는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은 국회의 특수활동비 지출 문제였다. 임명을 앞두고 최우선 과제로 특활비 지출 개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의중을 내비쳤다.
  
국회 특활비 지출 내역이 공개되면서 비판이 많았는데.
“연일 특활비로 언론에서 두들겨 맞았지. 고칠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의원들 밥 먹을 때 과연 자기 돈으로 낸다면 저렇게 많이 시켜놓고 남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렇지만 정보공개청구 대상이 먼저 돼서 매를 먼저 맞는 측면도 분명 있다. 특활비 문제는 국회뿐만 아니라 더 큰 예산을 쓰는 행정부까지 함께 고민하는 게 맞다.”
 
어떻게 고쳐나가는 게 바람직한가.
“개선책을 고민 중인데 국회 사무처가 아닌 의원 주도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기준은 있다. 의원들이 국회 운영비를 사용할 때 대부분 사무처 직원이 가르쳐주는 대로 쓴다. 국회 주인인 의원들이 마치 손님처럼 행동하는 거다. 반면 선진국에선 의원과 보좌진이 국회 운영을 주도하고 사무처는 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특활비 지출 내역을 사용처 영수증까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계기로 과거보다 투명하게 고치는 건 분명 필요하다. 그런데 100% 사용처를 공개하는 게 맞는지는 검토를 해봐야 한다. 이를테면 국회의장이 해외 출장 가서 교민들을 만나면 체면 때문에 금일봉을 챙겨주게 된다. 이런 금액들을 일일이 공개하는 게 과연 맞는지 고민이 된다.”
 
문 의장과 유 전 의원은 참여정부 때 각각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으로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한솥밥을 먹었다. 문 의장과 유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청와대와 여권에 종종 직언을 했다. 특히 6·13 지방선거 이후 유 전 의원이 “한국당에서 워낙 개판을 치니까 더불어민주당에서 잘못하는 게 별로 눈에 띄지 않았지. 그렇게 민주당이 잘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정치권에선 이 ‘정치 콤비’가 국회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0대 국회 전반기는 지나치게 청와대와 행정부에 끌려다녔다는 지적이 많다.
“사실상 전반기 국회는 아무런 기능을 못했지.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서 여당은 여기에 편승하고 야당은 사보타주하는 것 말고는 한 게 없으니까. 국회가 정국을 주도하려면 서로 협치하고 대화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여야가 허구한 날 싸우고만 있으면 행정부가 이끌어갈 수밖에 없지만 여야가 협치하면 절대로 무시할 수가 없다.”
 
문희상 의장도 “새 정부 2년차는 국회의 계절이 돼야 한다”면서 협치를 강조했다.
“정말 협치가 시급한 게 지난 국회를 돌이켜봐도 지금처럼 여야가 싸우지는 않았다. 과거엔 여야가 겉으로는 싸워도 일부만 극단적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대화와 상식이 통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때 새누리당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극단적인 사람들로 물갈이가 된 뒤로 여야 갈등이 심화됐다. 민주당 역시 여당답게 대화를 잘 주도해내지 못한 잘못이 있다.”
 
유 내정자는 16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승인을 받으면 임명된다. 그는 이어지는 현안 관련 질문들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이미 민주당을 탈당해 더 이상의 정치 평론은 부적절하다”며 “앞으로 말을 아낄 테니 정치 문제는 젊은 후배들에게 물어보시라”며 말을 마쳤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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