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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을 빛낸 6인6색 영웅들

중앙일보 2018.07.16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러시아 월드컵이 16일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 떠오른 각국의 주요 스타들을 살펴봤다.
  
 
러시아 월드컵을 빛낸 스타

러시아 월드컵을 빛낸 스타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
 
‘신(神)계를 위협할 인간계 최고 공격수’.
 
프랑스의 미드필더 앙투안 그리즈만(27·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일컫는 말이다. 활동량과 스피드, 득점력을 모두 갖춘 그는 2016년 12월,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호날두, 메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세계 최고의 ‘공격수 3인방’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한 단계 더 성장해 ‘신계의 문을 노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별리그부터 준결승전까지 3골 2도움을 기록했고, 수비 지역까지 내려가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등 궂은 일에도 앞장섰다. 그의 활약 덕분에 프랑스도 12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팬들은 그리즈만을 보며 20년 전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을 이끈 ‘전설’ 지네딘 지단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린다.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만 19세의 나이에 월드컵 무대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0·파리생제르맹)는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의 현역 시절을 빼닮은 ‘특급 기대주’다. 16강 아르헨티나전에서 음바페가 2골을 터트리면서 메시를 집으로 돌려보내자 ‘펠레의 재림’ ‘호날두와 메시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화려한 활약상의 이면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플레이도 있었다. 8강 우루과이전과 4강 벨기에전에서 고의적인 시간 지연으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러시아 월드컵을 빛낸 스타

러시아 월드컵을 빛낸 스타

조현우(대한민국)  
 
지난달 28일 한국 축구대표팀이 독일을 2-0으로 누르자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 수문장 조현우(27·대구)의 활약을 칭찬하며 “한국 골키퍼가 세계축구의 거인을 무너뜨렸다”는 표현을 썼다. 이 경기에서 조현우는 유효슈팅 6개를 포함해 26개 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월드컵 직전까지만 해도 조현우를 주목하는 이는 거의 없었지만, ‘준비된 수문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려 13개의 수퍼세이브(선방)를 기록하며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건져 올린 유일한 보물’로 평가받았다. 월드컵이 끝나기도 전에 각종 CF 섭외가 줄을 이었고, 유럽 진출설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의 주장이다. 그러나 러시아 월드컵 기간 한국 축구 팬들 사이엔 모드리치란 이름이 ‘만능 축구선수’를 일컫는 표현으로 쓰였다. 크로아티아 주장 겸 중앙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모드리치한’ 플레이로 크로아티아의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수문장 다니엘 수바시치(34)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33세의 노장인데도 누구보다 많이 뛰었다. 정확히 패스했고, 날카롭게 슈팅했고, 아름답게 상대 선수를 제쳤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크로아티아판 황금세대’의 마지막 월드컵 도전을 아름답게 이끌었다. 월드컵 개막에 앞서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즈드라브코 마미치 전 디나모 자그레브 사장을 돕기 위해 법정에서 위증을 했다가 자국 팬들에게 ‘국민 밉상’으로 찍혔지만 이번 대회에서 눈부신 플레이를 선보이며 명예를 회복했다.
 
 
러시아 월드컵을 빛낸 스타

러시아 월드컵을 빛낸 스타

에당 아자르(벨기에)
 
벨기에의 에이스 에당 아자르(27·첼시)는 ‘환골탈태’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모래알 군단’이던 벨기에를 이끌고 월드컵 우승을 넘보는 강팀으로 거듭나는데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벨기에 축구협회는 2000년대 들어 과감한 투자로 유망주들을 대거 발굴했지만, 정작 대표팀은 모래알 같은 조직력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 플란더스 지역 출신과 프랑스어 문화권인 남부 왈로니아 지역 출신 선수들이 서로 반목했기 때문이다. 아자르는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아였다. 지난 2011년 6월 터키와 A매치 평가전 도중 교체되자 곧장 경기장을 빠져나와 햄버거를 사 먹은 사실이 들통나 징계를 받은 적도 있다. ‘악동’이 달라진 건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뒤다. 영어를 대표팀 공용어로 지정해 ‘지역색 지우기’에 앞장섰고, 헌신적인 플레이로 공격 전술을 이끌었다. 브라질과 8강전(2-1승)에서 10번의 드리블 돌파를 모두 성공시켜 월드컵 한 경기 최다 기록을 세웠다.
 
 
 
알렉산드르 골로빈(러시아)
 
이번 대회 8강에 진출한 러시아의 미드필더 알렉산드르 골로빈(22·CSKA모스크바)은 에이스 알렉산드르 코코린(27·제니트)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득점은 단 한 골(4경기)에 그쳤지만, 스페인과 16강전에서는 무려 15.9㎞를 뛰는 놀라운 체력으로 승리를 이끌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축구 팬들은 과거 리오넬 메시가 소속팀 경기에서 90분간 7㎞를 뛴 데이터를 거론하며 ‘골로빈이 2메시했다(메시보다 두 배 이상을 뛰었다는 뜻)’고 칭찬했다.  
 
송지훈·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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