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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박병대 전 대법관과 '인연'…"공정 심사 불가"

중앙일보 2018.07.15 09:00
서울중앙지방법원 이언학(51ㆍ사법연수원 27기) 영장전담판사가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 사건 핵심 피고발인인 박병대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한 재판부에서 근무한 배석판사였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 판사는 박 전 대법관의 대법관 시절, 대법원에서 재판연구관을 지낸 이력이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박 전 대법관과 부장·배석판사 '인연'
재판연구관 때도 같은 시기 대법원 근무
"검찰 강제수사 영장 청구 심사 시,
공정한 심사 의심 받을 수 있는 상황"
"사건 이해관계자 시각은 다소 비약"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앞으로 검찰이 대법원에 대한 강제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압수수색 등 영장을 청구했을 때 만약 이 부장판사가 심사를 맡아 영장을 기각한다면 공정성 시비가 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법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이번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속 상관이었다. 임 전 차장으로부터 ▶행정처의 상고법원 추진 전략 ▶진보 성향 법관에 대한 사찰 ▶재판거래 의혹 문건 등에 대해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또 박 전 대법관이 이같은 문건들을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같은 구조 때문에 여러 시민단체들이 박 전 대법관을 양 전 대법원장, 전임 법원행정처장이었던 고영한 대법관, 임 전 차장 등과 함께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의 시각도 비슷하다. 박 전 대법관 등의 ▶업무용 컴퓨터 ▶이메일 내역 ▶관용차 사용 일지 ▶업무용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주요 증거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대법원에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는 모습. [중앙포토]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는 모습. [중앙포토]

 
문제는 대법원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 약속과 달리 상당수의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은 결국 대법원과 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경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3명)가 검찰이 청구한 영장의 발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박범석(45ㆍ26기), 이언학, 허경호(44ㆍ27기) 부장판사다.
 
만약 이 부장판사가 영장 심사를 맡게 된다면 박 전 대법관과의 ‘인연’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이 부장판사가 서울고등법원에서 배석판사(2009년 2월~2011년 2월)를 할 때 1년간 직속 상관으로 모신 부장판사가 박 전 대법관이었기 때문이다. 또 그 후 2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한 시기도 박 전 대법관의 대법관 재직 시절과 겹친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당시 이 부장판사는 다른 대법관과 근무를 했다"며 "단순 근무 인연을 근거로 이번 사건의 이해 관계자라고 단정짓는 건 다소 비약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이번 사법부 수사는 김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 의뢰를 고민하던 초기부터 '이해 관계' '공정성' 우려가 제기돼왔다. 사법부와 그 소속 법관들이 수사 의뢰를 결의했기 때문에 대한민국 법관 대부분이 이 사건의 이해 관계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국 법관 대표들이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을 논의하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한 모습. [중앙포토]

전국 법관 대표들이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을 논의하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한 모습. [중앙포토]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거래 의혹의 대상자로 지목된 판사들은 반대의 이유에서 공정성을 의심 받는 처지가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좌한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의 뇌물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이영훈)가 지난 12일 이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이 부장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2년간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을 지내며 상고법원에 반대한 하창우 전 대한변협 회장 등의 ‘뒷조사’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이같은 인식 속에선 국민이 많은 법관들을 이 사건의 이해관계자로 확대시켜 생각할 것 같다”며 “이 사건 재판을 위해 특별재판부, 특별판사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호진·박사라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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