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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창조경제 평행이론?…대통령 답답해한 것도 닮아

중앙일보 2018.07.14 12: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 R&D 단지에서 열린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5G 기술을 구현한 스마트 월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 R&D 단지에서 열린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5G 기술을 구현한 스마트 월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요즈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자주 언급하는 단어 중 하나가 혁신성장이다. 틈날 때마다 필요성을 언급하고, 국회를 벗어난 현장에서도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민주당 혁신성장추진위원장을 맡은 추미애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모교인 한양대의 에리카(ERICA) 캠퍼스에서 열린 ‘혁신성장, 현장에서 길을 찾다’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추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속도감 있는 혁신성장을 언급하는 등 당·정·청이 혁신성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전략이기 때문”이라며 “꽉 막혀있는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새로운 기회”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의 스마트제조러닝센터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의 스마트제조러닝센터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에는 홍영표 원내대표가 무인항공기(드론) 제작업체를 찾는 일정을 잡았다. 이날 행사는 여야 원 구성 협상이 지체되면서 취소됐지만, 드론 산업 육성은 정부 여당의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달 27일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려던 규제혁신 점검 회의의 핵심 논의 사안이기도 했다.
 
당시 회의는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문 대통령은 몸살감기를 겪던 중에도 더딘 규제혁신에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혁신성장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횟수가 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연상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혁신성장과 창조경제는 각각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대표하는 성장 전략이란 공통점이 있다. 정체된 한국 경제가 활로를 찾기 위해선 4차 산업 분야 등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고 규제혁신 등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닮았다. 지금의 민주당 못지않게 과거 여당이던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도 창조경제 홍보에 열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5월 11일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모습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5월 11일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모습 [중앙포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개념 규정을 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혁신성장에 대해서는 개념이나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상대적으로 덜 제시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뒤 “소득 주도 성장이 수요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라면,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 혁신성장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혁신성장에 대해서 경제 부처에서 보다 빠른 시일 내에 개념을 정립하라”고 지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취임 첫해인 2013년 4월 “새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는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창조경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 R&D 단지에서 열린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스마트팜 제어를 체험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 R&D 단지에서 열린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스마트팜 제어를 체험하고 있다. [뉴스1]

 
성장 전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필연적으로 있어야 할 ‘규제 완화 입법’이 국회에서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는 유사점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7일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혁신성장의 걸림돌인 규제를 혁신하는 데 더 속도를 내야 한다”며 “규제 샌드박스 관련 법 개정안 통과에 당·정·청이 더 힘을 써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했지만 9개월이 지나도록 입법은 안 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도 공개회의를 진행할 때마다 규제프리존법안 처리를 강조했다.
 
규제프리존과 규제 샌드박스는 특정 지역(프리존)의 규제를 풀어주느냐, 특정 사업 분야(샌드박스)의 규제를 풀어주느냐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도움을 주려는 입법 취지는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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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규제프리존법안을 반대했고, 한국당이 야당이 돼서는 규제 샌드박스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여야가 바뀌자 비슷한 법안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로 달라지는 점도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일 국회로 달려온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정부가 규제개혁을 위해 노력해도 국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연목구어(緣木求魚)일 것”이라며 협조를 부탁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한국당 관계자는 “혁신성장과 창조경제를 보면 평행이론이 떠오른다”며 “알맹이 없이 포장에만 신경 쓰면 별 효과가 없다는 것도 같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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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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