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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 아파트 값 2년 새 두 배로 … 강남 큰손들 몰린다

중앙선데이 2018.07.14 00:02 592호 14면 지면보기
#1. 이달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베트남 부동산 투자 설명회가 열렸다. 베트남 최대 부동산개발사인 빈홈스가 호찌민시 9군에 짓는 아파트 빈시티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30대 직장인부터 나이 지긋한 60대까지 20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신우피엠씨의 신지민 대표는 “빈시티는 베트남 중산층을 타깃으로 선보인 단지로 99㎡(약 30평) 분양가가 1억원이 안된다”며 “상당수 한국 고객은 2~3채 신청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2. “이미 93% 분양됐어요. 은퇴 이민이나 영어 교육을 위해 필리핀으로 떠나시는 분들이 많아요.” 서울 삼성동 포스코 더샵 클락힐즈 모델하우스 관계자의 얘기다. 더샵 클락힐즈는 포스코건설이 필리핀 휴양지 클락에 짓고 있는 아파트 단지로 2차분을 분양 중이다. 방 3개짜리 140㎡ 아파트(전용면적) 분양가는 약 3억3000만원이다.
 
최근 해외 부동산에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보유세 개편 등 각종 규제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자금이 풍부한 자산가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리얼티뱅크그룹의 심규석 이사는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몰렸던 자금이 최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의 부동산 가격은 이미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분양 주택 30% 외국인 투자 허용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성장 가능성이 큰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이 뜨고 있다. 미국의 도시개발연구기관 ULI가 부동산 전문가 1500여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2018 이머징 부동산 트렌드’에 따르면 2010년 매력적인 투자도시 1위로 손꼽힌 상하이는 올해 4위로 하락했다. 7~8년 전만 해도 아시아 톱5에 들었던 인도의 방갈로르, 뭄바이도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반면 베트남 경제수도 호찌민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올해 개발전망 측면에서 호주 시드니 다음으로 2위에 뽑혔고, 유망 투자처 5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14위)와 필리핀 수도 마닐라(18위)도 유망 투자처 측면에서 서울(19위)보다 순위가 높았다.
 
김학상 포스코경영연구원 미래사업연구실 수석연구원은 “매년 5% 이상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고성장 국가로 눈에 띄게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아파트·자동차 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은 1억 명에 가까운 인구의 평균 연령은 29.9세고 2020년엔 중산층이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주택가격지수가 최근 10년간 매년 7%이상 올랐고 베트남은 2009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2~3년 전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베트남 투자에 관심이 크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를 많이 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1988년 이후 30년간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누적액은 575억 달러(약 62조원)에 이른다. 뒤를 이어 일본(491억 달러), 싱가포르(418억 달러) 순이다.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을 허용한 2015년부터 개인 투자가 늘고 있다. 신규 분양 주택에 한해 공급 물량의 30%까지 외국인이 살 수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원칙적으로 부동산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지만 외국인은 최장 100년까지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호찌민·마닐라 등 부동산 가격 더 오를듯”
 
눈여겨볼 지역은 ‘호찌민의 강남’으로 불리는 푸미흥이다. 대형마트를 비롯해 국제학교, 병원, 고급주택이 몰려있는 고급 주거단지다. 수천 명에 이르는 한국 교민과 주재원이 살고 있어 베트남의 코리아타운으로 떠오른다. 심 이사는 “푸미흥이 인기를 끌면서 2년 전 2억~3억원 수준이던 99㎡(약 30평) 아파트 가격이 최근 5억원을 훌쩍 넘어섰다”고 말했다. 관공서와 기업들이 몰려있는 호찌민 최대 중심가인 1군(행정구역 명칭)과 강을 끼고 마주보는 투티엠은 신흥 투자처다. 베트남 정부가 상하이 푸둥을 벤치마크해 국제 상업금융지구로 개발 중이다. 투티엠 인근의 띠엔언리얼 부동산 중개업체 직원은 “지난해부터 이곳을 둘러보는 한국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앞으로 6년을 ‘인프라의 황금기’로 선언하고 ‘건설!건설!건설!’이라는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마닐라 수도권 지하철과 남북 철도, 주요 도시의 공항 확장 등에 6년간 약 18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역시 2015년부터 고속도로·철도·항만 등 인프라에 수십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김학상 수석연구원은 “인프라가 발전하고 경제가 성장할수록 수도권, 경제중심 도시로 인구 유입이 가속화 될 것”이라며 “호찌민을 비롯해 자카르타, 마닐라 등 도심권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을 구매할 때는 세금 문제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서 임대용 주택을 구입할 땐 부가가치세·유지보수비·등록세 등으로 약 12.5% 세금을 매긴다. 세무법인 서광의 양경섭 세무사는 “해외에서 주택 임대소득이 발생하면 국내 주택 수와 상관없이 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에 종합소득에 합산해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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