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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들으면 계속 흥얼···유치원·초등학교 교실 금지곡

중앙일보 2018.07.13 20:57
아이들 그룹 '아이콘' [중앙포토]

아이들 그룹 '아이콘' [중앙포토]

"What's going on (이게 무슨 일이지)?"
 
지난 달 23일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초등학생들이 함께 모여 노래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 속 아이들은 양 대표 회사 소속 가수인 7인조 아이돌 그룹 '아이콘'의 2집 타이틀 곡 '사랑을 했다'를 교실·강당·버스 등에서 함께 목놓아 부르고 있다.  
 
양 대표의 말처럼 올해 초 발매된 '사랑을 했다'가 초등학생·유치원생들 사이에서 떼창곡으로 불리고 있다.
 
이별 후 쓸쓸한 마음을 담은 이 곡은 경쾌한 리듬이 느린 박자를 타고 반복된다. 
 
한 번 들으면 계속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되는 탓에 수업 시간 누군가 한 소절만 불러도 모든 아이들이 순식간에 따라부른다. 
 
최근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아이들의 떼창으로 수업 진행이 어려워지자 '사랑을 했다'를 금지곡으로 지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페이스북과 SNS 등에도 초등학생·유치원생들이 다함께 '사랑을 했다'를 부르는 영상이 올라와 높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일부 초등학교 선생님과 엄마들은 "아이들이 귀엽긴 하지만, 너무 반복해서 부르니 지겹다" "도대체 애들이 왜 이러는 거냐"는 등 웃지 못할 반응까지 보인다.
방송인 이휘재씨의 아내 문정원씨도 아들 서언, 서준 군이 '사랑을 했다'를 따라부르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문정원씨 인스타그램 캡처]

방송인 이휘재씨의 아내 문정원씨도 아들 서언, 서준 군이 '사랑을 했다'를 따라부르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문정원씨 인스타그램 캡처]

 
전문가들은 '사랑을 했다' 속 느린 박자와 쉬운 가사 등 동요적 요소가 아이들을 끄는 힘이라고 분석한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 12일 MBC 라디오 '박지훈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따라 부를 수 있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라며 "우선 가사가 쉬워야 하고, 그 다음에 리듬이 단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아이돌그룹 히트곡과 비교해 이 곡은 속도, 박자, 가사가 아이들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따라부르기 위해서는 노래 자체가 내가 창조자가 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곡은 노래 가사 바꿔부르기가 가능하다"라며 '오줌을 쌌다' '용돈을 탔다' '밥을 먹었다' 등의 예를 들었다.  
 
'사랑을 했다'가 노래가사 바꿔부르기 등 창작 활동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곳곳에 등장하는 노랫말이 연령에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곡의 랩 파트에 나오는 '갈비뼈가 찌릿찌릿한 느낌', '미친 듯이 사랑했고' 등의 일부 가사는 아이들이 따라부르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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