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트럼프, 英서 폭탄발언 "메이 내 말 안들어, 존슨 훌륭한 총리감"

중앙일보 2018.07.13 17:24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왼쪽)와 메이 영국 총리 내외가 12일(현지시간) 공식 만찬 행사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왼쪽)와 메이 영국 총리 내외가 12일(현지시간) 공식 만찬 행사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방문이 요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대규모 반대 시위가 열릴뿐 아니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 거리를 두지 않으면 미국과의 무역 협정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와의 단일 시장에 접근하면서 규제를 받아들이려는 메이 정부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정부의 입장은 미국과 영국의 무역 협정을 아마 죽이게 될 것"이라며 “영국이 어떻게든 EU와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면 미국과 수익성 있는 무역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브렉시트 거래를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영국 대신 EU와 거래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영국과 미국은 무역협정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만찬장으로 향하는 메이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세 손가락만을 잡고 계단을 오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두 사람의 편치 않은 관계를 드러낸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EPA=연합뉴스]

만찬장으로 향하는 메이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세 손가락만을 잡고 계단을 오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두 사람의 편치 않은 관계를 드러낸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게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 조언했지만 동의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에 더해 최근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안에 반발해 사퇴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훌륭한 총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메이 총리가 존슨 전 장관 등 강경파의 반발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 불을 지른 셈이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EU 규칙을 따르면서도 다른 국가들과 무역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영국 정부의 계획 한복판으로 불도저를 밀고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이후 EU와 어떤 관계를 구축할지에 대한 입장을 담은 ‘브렉시트 백서'를 발간했다. 영국 정부는 EU와 농산물과 수산물, 식료품 등 상품 분야에서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고 자동차 산업 등에서 관세를 없애는 방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제3국과는 독자적인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헬리콥터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탄 헬리콥터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AP=연합뉴스]

 취임 후 처음으로 영국 실무 방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 영국 전역에서는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영국 주재 미국대사관 맞은편에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영국지부는 ‘도널드 트럼프: 인권의 악몽'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와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 등에서도 항의시위가 열렸고, 13일에는 런던과 글라스고, 맨체스터 등 영국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을 기저귀를 찬 아기로 묘사한 대형 풍선을 띄운 시위 단체도 등장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인은 나를 매우 좋아한다. 이민 문제에 대해선 나와 의견이 같을 것"이라며 상관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런던 등에서는 13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AP=연합뉴스]

런던 등에서는 13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AP=연합뉴스]

12일 메이 총리 내외와 블레넘궁에서 만찬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메이 총리의 지방 관저에서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 선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업급하며 “신문이 메이 총리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말한 내 말은 잘라버리고 이상한 것만 실었다. 어제 인터뷰 기사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 후반에도 자신은 메이 총리를 비판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하며,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에 대해서는 자신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고 영국의 결정은 자신에게 모든 것이 “오케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메이 영국 총리가 13일 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메이 영국 총리가 13일 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기자회견에서 메이 총리는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뒤 대규모의 영·미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메이) 총리 측 사람들, 통상 전문가들과 얘기를 나눈 결과 (영국과 미국 간 무역) 협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는 양국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런던 인근 윈저 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만난 뒤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신 소유의 턴베리 리조트로 건너가 골프를 즐길 예정이다. 이어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공식 정상회담 준비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