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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재판장님…” 안희정 5차 공판 시작 전 김지은 변호인의 호소

중앙일보 2018.07.13 15:36
저 재판장님…
 
13일 서울서부지방법원 303호 형사대법정.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5차 공판이 시작되려고 할 때였다. 피해자 김지은씨(33) 측 법률대리인 중 한 명인 정혜선 변호사가 발언을 요청했다. 이날은 안 전 지사 측이 신청한 증인들에 대한 증인 신문이 예정돼있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정무비서 김지은 씨의 고소 대리인인 장윤정(왼쪽부터), 정혜선 변호사 등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안 전 지사의 제2회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정무비서 김지은 씨의 고소 대리인인 장윤정(왼쪽부터), 정혜선 변호사 등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안 전 지사의 제2회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장 허락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난 정 변호사는 “피고인 측의 증언이 노출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엄중히 소송지휘권을 행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정 변호사는 “공판 절차 전부를 비공개해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배제하고 피고인 측 증인 신문을 공개재판으로 진행했다”며 “그로 인해 공소사실의 중요 증거나 진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언론이 피고인 측 주장에 부합하는 일부 증언만 과장·왜곡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방치할 경우 피해자에게는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지난달 22일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재판의 모든 절차를 비공개할 수 없다”며 검찰 측이 요청한 재판 전면 비공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다만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절차참여권을 보장하되 증인지원관 등을 통해 배려하겠다”며 부분적 비공개를 결정했다.  
 
이날 재판장인 조병구 부장판사도 정 변호사 의견에 공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 사건 쟁점과 어긋난 자극적 이야기가 언론에 나가면서 재판부 고민과 다른 부분이 여론의 집중을 받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 방어권도 보장돼야 하지만 피해자 성향을 공격하는 신문을 자제하는 등 양측 모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 부장판사는 또 “적절한 소송지휘권을 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소송지휘권은 소송의 진행을 질서 있게 하고 심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의 합목적적 활동을 의미한다.  
 
김씨를 지원하는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역시 김씨 변호인과 같은 의견을 냈다. 이들은 5차 공판을 하루 앞둔 12일 성명을 내고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의 법정 증언에 대해 “명백한 2차 가해이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력 정치인의 성폭력을 고발하기 위해 나선 피해자가 겪어야 하는 ‘가상의 스토리’가 도를 넘고 있는데 어떤 성폭력 피해자가 이 길을 가겠는가”라고 했다.  
 
김씨는 지난 6일 16시간에 걸친 피해자 증인신문 이후 자책감과 불안감 등으로 불면증을 겪으며 입원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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