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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전면전 피하나 … 중국 “대화하자” 제안

중앙일보 2018.07.13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한 치 앞을 볼 수 없던 미·중 무역전쟁이 해소될 가능성이 조금 열렸다.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단 부대표. 미중 무역 문제를 다루는 중국 측 고위 관료다. 6월 28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 하는 장면. [AP=연합뉴스]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단 부대표. 미중 무역 문제를 다루는 중국 측 고위 관료다. 6월 28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 하는 장면. [AP=연합뉴스]

 
마주 달리던 차를 먼저 멈출 의사를 밝힌 쪽은 중국이다. 중국 상무부 왕셔우원(王受文) 부부장이 미국 측에 무역 갈등 해소를 위한 양자 협상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도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양국 고위 관료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6월 초 이후 처음이다.  
 
왕 부부장은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있으면 대화를 나눠야 한다. 마주 앉아 이번 무역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보복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0일 중국산 상품 2000억 달러 규모에 추가 관세 10%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8월 30일까지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중이 협상할 수 있는 기간은 약 7주로 예상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국의 협상 제안은 미국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대한 중국의 보복 전략은 ‘등가성(等價性) 원칙’에 입각한 맞불 작전이었다. 미국이 부과하는 것과 똑같은 교역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대해 같은 비율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고, 지난 6일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미국의 2차 관세 폭탄 발표 이후 2000억 달러에 상응하는 관세 부과 목록은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물품 총액이 약 1300억 달러(2017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물품은 5054억 달러 규모였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비관세 보복 조치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국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우회적으로 보복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방법이 인수합병(M&A) 또는 합작투자 등 승인 절차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미국 반도체회사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 인수 승인이 막바지 단계인데, 중국 정부가 무역 보복 차원에서 이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NXP 주가는 4.7%. 퀄컴은 1.6% 빠졌다. 상하이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려는 테슬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
 
투자전문가 이반 파인세스는 “영업허가나 건축 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는 등 중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을 성가시게 할 수 있는 작은 수단은 무수히 많다”고 말했다. 세관 검사 항목을 늘려 통관 절차를 지연시키거나, 관영 매체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미국 상품 불매 운동을 하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과의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갈등, 한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갈등 때 성난 중국인들이 일본·한국 제품 불매 운동을 벌여 양국 기업이 타격을 입은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중국이 섣불리 비관세 무역 장벽을 세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세계 무역 질서를 해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다. UBS 그룹의 왕타오 수석 중국 분석가는 “중국 정부는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더 큰 해를 끼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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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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