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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13명 구하고 조용히 구조현장 빠져나간 영웅 "푹 쉬고 싶다"

중앙일보 2018.07.12 01:49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요. 잠을 못 자서 집에 가서 푹 자야겠어요"
 
배수용 파이프를 트럭에 싣고 구조현장을 빠져나가는 타왓차이씨의 트럭. [카오솟 캡처=연합뉴스]

배수용 파이프를 트럭에 싣고 구조현장을 빠져나가는 타왓차이씨의 트럭. [카오솟 캡처=연합뉴스]

11일(현지시각) 치앙라이 매사이 탐루엉 동굴에 갇혔던 13명의 유소년축구팀 선수와 코치가 전원 구조돼 태국 전역이 환호로 가득찼다. 코치와 선수들의 미소 뒤로 우비를 입은 한 남성이 트럭에 배수용 펌프와 18m 길이의 파이프를 싣고 구조현장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동굴에 파이프를 연결하고 물을 퍼낸 자원봉사자 타왓차이추엉까촌(42)씨다.
 
추엉까촌씨는 소년들이 동굴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20명의 직원을 이끌고 치앙라이 동굴로 달렸다. 차로 12시간이 걸리는 방콕 인근 나콘빠톰 주(州)에 사는 그는 펌프로 논·밭 등에 물을 대주는 사업을 한다. 생업을 접고 구조작업에 몰두한 그의 팀은 '그레이트 나가 워터 펌프 팀'이라고 불리며 구조작업을 도왔다.
 
추엉까촌씨와 직원들은 가져온 펌프와 파이프로 지난 12일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동굴 안에 가득 찬 물을 퍼냈다. 덕분에 구조대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으며 구조자를 구하는 일도 수월해졌다.
 
평소 그가 논과 밭에 물을 대주고 시간당 받는 돈은 1000바트(약 3만4000원). 적은 돈이 아니지만 지난 12일간 생업을 멈추고 소년들을 구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타왓차이씨는 현지 인터넷매체 카오솟에 "마음이 끌려서 이곳에 왔고, 아이들을 도와서 기쁠 뿐"이라며 "그동안 제대로 잠을 못 자 졸리다. 집에 가서 푹 자야겠다"고 말했다. 기자가 이번 구조작업에서 얻은 교훈을 묻자 "모두가 저마다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내가 얻은 교훈은 우정"이라며 미소를 띠었다.
 
18m 길이의 육중한 배수 파이프를 실은 타왓차이씨의 트럭 4대가 구조 현장을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 구조현장을 지켜 그를 알아본 경찰이 그의 트럭을 배웅했다. 당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영웅'이라는 환호도 그를 놓쳤지만, 따뜻한 미소를 보인 그에게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다.
배수용 파이프를 트럭에 싣고 구조현장을 빠져나가는 타왓차이씨의 트럭. [카오솟 캡처=연합뉴스]

배수용 파이프를 트럭에 싣고 구조현장을 빠져나가는 타왓차이씨의 트럭. [카오솟 캡처=연합뉴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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