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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 관객 잡아라, 여름 극장가 최후 승자는?

중앙일보 2018.07.12 00:18 종합 23면 지면보기
여름 극장가가 갈수록 뜨거워진다. 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는 7·8월의 극장가는 연중 관객 수가 가장 많은 시기. 8월 첫 주를 정점으로 이 두 달 동안 연간 전체 관객 수의 25%가량이 극장가에 몰린다. 특히 최근 5년 새 연간 전체 관객 수가 2억명대에 올라선 것과 나란히 여름 영화 시장의 규모도 부쩍 커졌다. 관객 2억명 시대가 처음 열린 2013년만 해도 7·8월의 관객 수는 4800만 명에 조금 못 미쳤는데 이듬해 5200만으로 껑충 뛰었고 계속 늘어나 재작년 5600만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다시 줄었어도 여전히 5100만을 웃돌았다.
 
이를 겨냥해 올해 여름에도 굵직한 한국영화 세 편이 7월 말, 8월 초에 집중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연말 개봉해 올해 초 천만 영화가 된 ‘신과함께-죄와 벌’의 2탄인 ‘신과함께-인과 연’(8월 1일)이 8월 첫 주 개봉하는 것을 전후로 SF 액션 영화 ‘인랑’(7월 25일)과 첩보 드라마 ‘공작’(8월 8일)이 각각 한 주 차이를 두고 연이어 극장가에 등장한다.
 
강동원이 2029년의 인간병기로 활약하는 ‘인랑’. [사진 각 영화사]

강동원이 2029년의 인간병기로 활약하는 ‘인랑’. [사진 각 영화사]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인랑’은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던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을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무대로 새롭게 각색한 작품. 남북한 정부가 통일 5개년 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이후 통일에 반대하는 테러 세력의 준동, 이에 맞서 경찰에 신설된 특수조직과 정보기관의 권력다툼 등 가상의 상황을 2029년 시점에서 그려낸다. 특히 기대의 초점은 제목처럼 ‘인랑’, 즉 인간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의 활약이다. 강동원·정우성·한효주 등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황정민이 1990년대 대북 첩보요원으로 등장하는 ‘공작’. [사진 각 영화사]

황정민이 1990년대 대북 첩보요원으로 등장하는 ‘공작’. [사진 각 영화사]

지난 5월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윤종빈 감독의 ‘공작’은 이보다는 한결 사실적인 남북관계가 배경이다. 1990년대 대북사업가로 위장해 북핵 실체에 접근하던 안기부 요원의 회고가 바탕인 이야기다. 할리우드 첩보 액션물과 달리 실제 남북관계의 흐름, 남과 북의 인물들 사이에 싹트는 인간적 정서 등에 무게가 실린다. 황정민·이성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대만에 세트를 만들어 촬영한 평양 모습도 볼거리로 꼽힌다.
 
전편에 이어 주지훈이 저승 삼차사 가운데 해원맥 역할을, 새로 합류한 마동석이 성주신 역할을 맡은 ‘신과함께-인과 연’. [사진 각 영화사]

전편에 이어 주지훈이 저승 삼차사 가운데 해원맥 역할을, 새로 합류한 마동석이 성주신 역할을 맡은 ‘신과함께-인과 연’. [사진 각 영화사]

김용화 감독의 ‘신과함께-인과 연’은 이미 전작에서 저승 세계 판타지의 위력을 한껏 보여줬던 터라, 관객의 높아진 기대감을 충족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원작 웹툰에서 폐지를 주워 살아가는 할아버지와 어린 손주를 지키는 역할을 했던 성주신(마동석 분)이 새로운 캐릭터로 가세하는 한편, 군 복무 중 억울한 죽임을 당한 수홍(김동욱 분)의 재판과 함께 강림(하정우 분)을 비롯한 삼차사의 과거사가 펼쳐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한국영화는 각각 순제작비가 165억~190억원에 달한다. ‘신과함께’가 1·2편을 합한 총제작비 400억원을 이미 1편으로 회수한 것을 논외로 한다면, 영화마다 약 500만~600만명씩은 관람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 최근 여름 시장의 규모를 보면 턱없는 수치는 아니다. 2014년 ‘명량’, 2015년 ‘암살’과 ‘베테랑’, 2016년 ‘부산행’, 2017년 ‘택시운전사’등 여름마다 천만 영화가 한두 편씩 탄생하는 데다 이를 포함해 500만 관객 이상의 흥행 성적을 올리는 영화도 서너 편씩 나오고 있다. 지난해 ‘택시운전사’와 더불어 ‘군함도’와 ‘청년경찰’, 재작년에는 ‘부산행’과 더불어 ‘인천상륙작전’ ‘터널’ ‘덕혜옹주’가 이런 성적을 거둔 경우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연구원 양소은 대리는 “한두 편만 잘될 줄 알았던 여름 시장에서 여러 영화가 각자 잘되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한국영화 흥행성적과 점유율이 상반기에 주춤하다가 하반기부터 여름 시장과 추석을 거쳐 상승하는 패턴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여름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굵직한 한국영화가 하반기에 몰리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신과함께-인과 연’의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강동영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상반기에 한국영화가 저조했던 편이라서 굵직한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을 것 같다”며 다만 “올여름은 경쟁작이 많은 편이라서 영화마다 입소문을 타고 흥행이 얼마나 길게 가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션 임파서블:폴아웃’의 톰 크루즈.

‘미션 임파서블:폴아웃’의 톰 크루즈.

올여름은 한국영화만 아니라 외화도 굵직한 작품이 여러 편이다. ‘인랑’과 나란히 개봉하는 톰 크루즈 주연의 첩보 액션 영화 ‘미션 임파서블:폴아웃’(7월 25일)이 대표적이다. ‘미션 임파서블3’(2006)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2011)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2015) 등 시리즈의 전작이 적게는 500만, 많게는 750만가량의 관객 수를 기록한 만큼 이번 신작도 진작부터 여름 시장의 흥행 기대주로 꼽혀왔다.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2’의 수퍼 히어로 가족.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2’의 수퍼 히어로 가족.

이에 앞서 개봉하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2’(7월 18일)는 2004년의 ‘인크레더블’을 잇는 시리즈 영화다. 전작은 국내에서 큰 흥행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14년 만에 나온 신작은 이미 지난달 북미 개봉 초반부터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을 새로 쓰면서 국내 관객의 기대감도 높였다. 지난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수퍼 히어로 가족 가운데 엄마 일라스티걸이 악당에 맞서 수퍼 히어로로 활약하는 동안 아빠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세 아이를 돌보며 기진맥진하는 모습을 비롯, 가족 드라마로서의 재미를 충실하게 구현했다.
 
‘맘마미아!2’(8월 8일)도 있다. 이 영화 역시 2008년의 ‘맘마미아!’를 잇는 시리즈다. 전편은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그룹 아바의 히트곡 메들리와 함께 국내에서도 450만이 웃도는 흥행성적을 거뒀다. 10년만의 신작 역시 흥행이 주목되는 배경이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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