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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이재명·김경수 ‘미래권력’이 불붙이는 보편적 복지

중앙일보 2018.07.10 06:00
지난 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수도권 광역단체장과 환경부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수도권 광역단체장과 환경부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새로운 정책 경쟁에는 불이 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광역단체장들이 선거 때 강조했던 ‘보편적 복지’를 취임 후에도 적극 실천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성남시장 시절 청년배당·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원 등 이른바 무상(無償) 시리즈를 내세웠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취임 후 무상복지를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난 2일 취임 후 첫 업무지시로 경기도가 2016년 1월 성남시를 상대로 대법원에 제기한 3대 무상복지 사업 관련 소송을 취하한 게 그 신호탄이다. 성남시장에서 경기지사로 체급을 올린 뒤 ‘셀프 소송 취하’를 통해 도정의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지난 4일 경기도청 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지난 4일 경기도청 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이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장기적으로 보편적 복지를 넘어서는 기본소득제를 경기도에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본소득은 재산·소득의 크기와 상관 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 크기로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기존의 복잡한 복지 제도를 없애는 대신 모든 국민이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갖게 돼 진일보한 복지 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진보 진영에선 인간다운 생활의 실천을 위한 보편적 복지의 측면에서, 보수 진영에선 비효율적인 복지제도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자는 측면에서 논의가 되는 이슈다.
 
이 지사는 9일 공개된 언론사 인터뷰에서 “현재는 재원이 없어 당장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재원 문제 해결을 위해 지방자치 분권 개헌, 지방정부의 지방세 결정권, 조세 재정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취임하자마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지사 시절 중단시켰던 무상급식을 원상복귀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미 취임 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모든 학교에 의무급식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거 때 공공산후조리원을 권역별로 설치하겠다고 한 만큼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공공산후조리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기존 노선대로 보편적 복지의 확대에 시정의 방점을 둘 전망이다. 박 시장은 지난 2일 취임사를 통해 “돌봄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오늘부터 나설 것”이라며 “임기 중에 보육의 완전한 공공책임제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보궐선거로 첫 임기를 시작한 박 시장은 이미 서울 관내에 무상급식을 정착시켰다.
 
박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는 이번달부터 모든 신생아에게 10만원 상당의 육아용품을 선물하고 ‘찾아가는 산후조리서비스’도 모든 계층으로 확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열린 2018 세계도시정상회의에서 서울의 도시재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열린 2018 세계도시정상회의에서 서울의 도시재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역단체뿐 아니라 기초단체에서도 보편적 복지 확대 움직임은 거세다. 이재명 전 시장의 배턴을 이어받은 은수미 성남시장은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고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모든 계층에 100% 지급하겠는 입장을 밝혔다.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도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구호에만 머무르던 복지를 보편적 복지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이끄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와 호흡을 맞추면서도 때로는 엇박자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기 대선에서 잠재적 후보군으로 올라선 광역단체장의 경우 국가 전체 균형을 생각해야 하는 중앙정부와 달리 보편적 복지의 선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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