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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신과 셀카 찍어서 보여주면, 대통령 관둔다”

중앙일보 2018.07.09 20:35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또다시 기독교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8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일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에서 열린 과학기술 주간 개막식 연설에서 "누구든지 신과 함께 찍은 사진이나 셀카로 신을 볼 수 있고, 신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즉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주장을 빗대어 한 말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무신론자는 아니다. 어딘가에 우주 전체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마음이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단지 왜 세상에 이렇게 많은 고뇌와 고통, 불의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일 뿐이다. 신이 존재한다는 논리가 어디있느냐"라고 덧붙였다. 
 
이어 "왜 신은 완벽한 세상을 창조한 후 뱀과 사과로 그것을 망치고 인간이 한 번도 저지르기로 동의한 적 없는 원죄를 주었는가"라며 "신은 절대 답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월 22일 정보통신 관련 행사 개막식에서도 성경의 창세기를 언급하며 "신이 바보 같다"는 기독교 교리와 신성을 모독하는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는 그의 발언을 두고 "대통령이 선을 넘었다", "사악한 인간", "문명화된 기독교 국가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말았어야 하는 비정상적인 사이코패스"라는 주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또 두테르테의 측근인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도 "신이 두테르테를 용서하고 자신의 모든 죄에 대해 속죄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을 포함한 3인 위원회를 구성, 교계와의 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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