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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에 접근한 드루킹, 타깃은 국민연금이었다"

중앙일보 2018.07.09 10:24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동원 씨가 7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동원 씨가 7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이) 문재인 정부에서 노회찬 의원이 국민연금을 만질 사람이라 강조했어요” (경공모 회원)
 

경공모 핵심 가치는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 위해선 국민연금 활용 필요""
노 의원 "드루킹 측에서 금품 수수한 적 없어"

‘인터넷 댓글 조작’ 사건으로 구속 중인 ‘드루킹’(김동원·49)씨와 그가 이끈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와 인연을 맺기 전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먼저 접근했다.
 
2016년 3월. 노 의원의 20대 총선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도 김 당선인에 앞서 드루킹과 경공모가 노 의원에게 5000만원을 전달하려 했다는 의혹을 먼저 짚고 있다. 노 의원은 “드루킹으로부터 어떠한 금품도 받지 않았다”고 강하게 반박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위해 포털 댓글을 조작했던 김씨와 경공모가 왜 민주당이 아닌 정의당을 먼저 택했을까. 경공모 회원들은 그 이유에 대해 최근 청와대의 부적절한 인사 개입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국민연금을 가리켰다.
 
중앙일보와 만난 경공모 관계자는 “드루킹은 당시 회원들에게 노 의원이 차기(문재인) 진보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초선 의원 시절부터 경제 민주화에 목소리를 냈던 노 의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6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을 만질 사람’이라 생각해 대선 전 관계 맺기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2014년 6월 노회찬 정의당 원대대표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에서 주최한 경희대학교 강연에 초청 연사로 참석한 포스터. [트위터 캡쳐]

2014년 6월 노회찬 정의당 원대대표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에서 주최한 경희대학교 강연에 초청 연사로 참석한 포스터. [트위터 캡쳐]

이 관계자는 “경공모의 핵심 가치는 경제 민주화다. 이를 위해서는 재벌을 압박해야 했고 가장 좋은 수단은 국민연금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분위기로는 민주당만으론 정권 창출이 어려워 정의당과의 연정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경공모는 민주당이 당시 총선에서 1당으로 올라선 예상외의 결과가 나온 뒤에도 정의당 유력 정치인과의 관계를 계속 맺어갔다. 
 
같은 해 5월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경공모의 ‘산채’로 불린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안보 강연을 했다.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도 그해 10월 경공모 주최로 파주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회담’ 9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20대 총선 직후인 2016년 5월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느릅나무' 사무실에서 강연회를 열기로 했다는 포스터 [페이스북 캡쳐]

20대 총선 직후인 2016년 5월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느릅나무' 사무실에서 강연회를 열기로 했다는 포스터 [페이스북 캡쳐]

또한 김씨와 경공모 내 회계 책임자였던 김모(필명 파로스)씨는 2014년부터 2016년 총선까지 정의당 당원으로 활동했던 노 의원의 지지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이 2014년 6월 경공모 회원을 대상으로 서울의 한 대학에서 강연을 한 데엔 이런 인연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경공모와 노 의원의 관계는 총선 이후 멀어졌다. 총선 기간 노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로 활동했던 장모씨가 경공모로부터 200만원을 받은 뒤 드루킹과 파로스, 장모씨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기 때문이다. 장모씨 역시 경공모 회원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 측 관계자는 “총선 당시 장모씨가 소속도 밝히지 않고 자발적으로 선거를 돕겠다고 해서 노 의원 부인의 수행 비서를 부탁했다"며 "그와 경공모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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