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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떡 커 보이는 증후군…내가 가진 것 따져보면 도움

중앙일보 2018.07.08 09:00
[더,오래] 정수현의 세상사 바둑 한판(6)  
사람들은 남의 것을 크게 보는 묘한 습성이 있다. 자기 떡보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증후군을 갖고 있다. 이런 증상이 심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바둑에서는 남의 집이 커 보이면 진다는 격언이 있다.
 
음식점에서 평소 즐겨 먹던 것과 다른 메뉴를 주문하는 경우가 있다. 자주 먹던 자장면 대신 짬뽕을 시키는 것과 같은 경우다. 그런데 옆 사람이 주문한 자장면을 보니 그날따라 맛있어 보인다. 이때 자신이 주문한 짬뽕은 이상하게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경험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이 생긴 것일 거다. 이 속담은  남의 것을 부러워하며 갖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을 잘 표현하고 있다. 남이 입은 옷을 부러워하고 남이 사는 집도 부러워한다. 심지어는 남의 학력이나 경력도 부러워한다.
 
남의 집 커 보이면 진다    
바둑판에서도 상대방의 집이 내 집보다 커보이는 증상이 있다. 바둑에서는 이런 태도를 금기로 여기는데, 남의 집이 커 보이면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중앙포토]

바둑판에서도 상대방의 집이 내 집보다 커보이는 증상이 있다. 바둑에서는 이런 태도를 금기로 여기는데, 남의 집이 커 보이면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중앙포토]

 
바둑판에서도 남의 것이 더 커 보이는 증상이 있다. 상대방의 영토, 즉 집이 내 집보다 더 크게 보이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이 대궐 같은 큰 집을 지으면 그것이 엄청나게 커 보인다. 자세히 보면 자신의 집도 그에 못지않다. 그러나 남의 집이 자기 집보다 더 큰 것처럼 보인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다. 남의 것을 부러워하는 것이 발전에 대한 의욕을 북돋울 수도 있다. 한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빠르게 경제성장을 한 데는 이런 의욕이 한몫했을 것이다. 예전에 ‘우리도 한 번 잘살아 보세’라는 슬로건이 있었다.
 
하지만 선망이 지나쳐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하려고 하다가는 문제가 생긴다. 무리하게 되기 때문이다. 보통의 직장인이 금수저처럼 고급 차를 몰려고 하면 가랑이가 찢어질 것이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려고 하는 것과 같다.
 
바둑에서는 이런 태도를 금기로 여긴다. 그래서 ‘남의 집이 커 보이면 진다’는 격언이 생겼다. 남의 집이 커 보이면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그것을 깨뜨려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무리한 수단을 쓰기 쉽다. 
 
실제로 많은 바둑팬은 이런 경우 적진에 깊숙이 뛰어들어 파괴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심한 공격을 받은 끝에 결국 자신의 대마가 잡혀 패배를 당한다. 남의 것을 부러워해 무리한 수단을 쓴 사람도 이와 비슷한 입장이 되기 쉽다.
 
남의 것이 커 보이는 증상을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요모조모로 계산해 보는 것이다. 나에게는 건강한 몸이 있다거나 만나면 즐거운 친구들이 있다는 등으로 따져 보면 가진 것이 상당할 것이다. 또한 남에게는 없는 장점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대궐 같은 저택에 사는 사람도 나름의 고민이 있었다. 집안의 귀중품을 노리는 도둑들 때문에 담벼락에 쇠못을 박으며 전전긍긍해 하고 있었다. [중앙포토]

대궐 같은 저택에 사는 사람도 나름의 고민이 있었다. 집안의 귀중품을 노리는 도둑들 때문에 담벼락에 쇠못을 박으며 전전긍긍해 하고 있었다. [중앙포토]

 
예전에 성북동의 어떤 사택에서 중요한 바둑시합을 한 적이 있다. 대궐 같은 저택에서 창밖을 보니 초라한 집이 하나 있었다. “저 집에 사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 같이 있던 극작가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때 그들은 혁명이라도 하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부잣집에도 고민은 있었다. 집안의 귀중품을 노리며 밤손님이 자주 출몰한다고 했다. 그 집에서는 도둑을 막으려고 3층 담벼락까지 쇠못을 박으며 전전긍긍해 하고 있었다. 오두막집에 사는 사람은 최소한 이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바둑에서도 남의 집이 커 보일 때 자신의 집을 살펴보면 의외로 작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생각이 들면 무리한 작전을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 집을 적당히 깎아 집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나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는 것도 도움   
남의 떡이 크게 보일 때 대처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자기보다 열악한 상황에 있는 사람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상에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 매우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계층과 비교해 보면 자신은 훨씬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간의 본능 상 남의 것을 크게 보는 습관에 대해 알아보았다. 남의 것이 크게 보여 마음이 우울해진다면 자기가 가진 것을 계산해 보며 나름대로 만족감을 느껴보도록 하자.
 
정수현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shjeong@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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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현 정수현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필진

[정수현의 세상사 바둑 한판] 바둑에 올바른 길이 있듯이 인생에도 길이 있다. 중년과 노년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정수가 아닌 꼼수와 속임수에 유혹을 느끼기 쉽다. 인생의 축소판으로 통하는 바둑에서 삶의 길을 물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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