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P의 유작, 이 시대 청년에 말 걸다

중앙선데이 2018.07.07 01:00 591호 32면 지면보기
책 속으로 
남아 있는 그대들에게

남아 있는 그대들에게

남아 있는 그대들에게
김종필 지음, 스노우폭스
 
‘대단한 꿈 없이, 적당히 포기하며 살자’며 위로·공감의 말을 전하는 에세이들이 인기를 끈다. 사는 게 녹록지 않은 청년층 현실이 반영돼서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굽히지 않는 굳센 정신을 드높이 쌓아 올려야 한다”, “용기와 자신을 갖고 정진해달라”며 청춘을 독려한다.
 
저자는 지난달 23일 타계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JP). 이 책은 그의 마지막 유작이다. 그가 1970년 신문에 쓴 ‘JP 칼럼’과 2015년 중앙일보에 연재한 ‘김종필 증언록-소이부답’ 내용 일부를 바탕으로 저자의 구술을 받아 정리했다. 정치인이 아닌, 영웅에 심취해 큰 꿈을 꿨던 낭만주의자로서의 JP의 면모가 돋보인다. 윈스턴 처칠과 샤를 드골,  존 F 케네디와 나폴레옹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렇다고 그가 청년들에게 영웅이 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JP는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고 봤다. “지금은 한 명의 비범한 천재 대신 양식 있는 천만 명의 사람을 요구하는 시대”라며 “2016년 말 촛불과 태극기 물결에서 볼 수 있듯이 정치의 풍향을 앞질러 선도하는 여론이 이 시대를 이끄는 동력”이라고 이야기한다. JP는 구순의 나이에도 변화하는 시대상에 대한 통찰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전쟁의 영웅 대신 무명의 생활인들이 꽃피우는 뒷골목의 미담이 이 시대를 이끄는 희망의 원천”이라며 조용한 정진을 당부한다.
 
출판사는 이 책을 자기계발서로 분류했다. 하지만 JP가 평소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에 가깝다. 생전에 JP는 “70이면 청년이지”라고 말했으니, 저자가 생각한 이 책의 독자층은 꽤 넓을 것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