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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靑 인사수석실에서 연락 갈 것"…곽태선, 장하성 통화내용 폭로

중앙일보 2018.07.05 13:27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을 뽑는 공모 과정 전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서 지원 권유 전화를 받았다"는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의 인터뷰(중앙일보 7월 5일자 B2면 보도)가 공개되자 청와대가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나 곽 전 대표가 이에 대해 추가로 반박하는 내용을 공개하면서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이 확대되고 있다.
 

"장하성 실장, 단순히 덕담 전화 한 것" 부인해
청와대서 공모 전 인사 개입 논란 여지 있어
곽태선 "20분간 CIO 업무 방향 얘기 나눠"

5일 청와대 관계자는 "장하성 실장이 국민연금 CIO 후보를 추천하여 지원했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장 실장은 추천하지 않았다"며 중앙일보와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부인했다. [중앙포토]

5일 청와대 관계자는 "장하성 실장이 국민연금 CIO 후보를 추천하여 지원했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장 실장은 추천하지 않았다"며 중앙일보와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부인했다. [중앙포토]

5일 오전 청와대 관계자는 "장하성 실장이 국민연금 CIO 후보를 추천하여 지원했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장 실장은 추천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곽 전 대표는 지난 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CIO 자리에 내가 좋을 것 같다며 장 실장이 지원을 권유했다"며 "'곽 전 대표는 학연·지연이 없다는 점이 더 좋게 보인다'는 말도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설명은 다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추가로 "장 실장이 CIO를 추천한 적은 없고 기관에서 (곽 전 대표에 대해) 추천이 들어온 이후에 '잘 되길 바란다'고 덕담 전화한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지원 권유나 인사 간섭이 아닌 덕담만 건넸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공모 절차가 알려지기도 전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특정인을 지목해 전화한 것부터 자체만으로도 인사 개입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5일 곽 전 대표는 중앙일보 기자와의 추가 통화에서 청와대의 해명에 재반박했다. 곽 전 대표는 "청와대의 해명에 화가 난다"며 "지난 1월 말 장 실장과 처음 통화하면서 20분간 CIO 자리와 업무 방향 등에 대한 전반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곽 전 대표가 설명하는 장 실장과의 첫 번째 통화 내용이다. 
 
곽 전 대표: 갑작스러운 권유 전화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금 기금운용본부 CIO 직무 대리나 다른 실장 중에서 승진해도 되지 않나?
장 실장: 그 사람 중에는 없는 것 같다. 몇 년 후에 기금 규모가 1000조원이 되고 해외 투자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국내에는 학연·지연이 없는 사람이 안 보인다.
곽 전 대표: 운용 기금을 공공사업에 사용하려는 압력은 어떻게 막아야 하나?
장 실장: 그 부분은 총 기금의 1%로 한정되어 있다. 추가로 사용하고 싶으면 채권을 발행하고 그 채권을 사겠다고 일단 결론지었다.
 
곽 전 대표는 CIO 지원을 결심한 다음 날도 장 실장과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통화에서 장 실장은 "나하고 면담은 나중에 하고 일단 인사수석실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곽 전 대표에게 알렸다고 한다.
국민연금 CIO 공모 과정에서 최고점을 받고도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2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오종택 기자]

국민연금 CIO 공모 과정에서 최고점을 받고도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2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오종택 기자]

 
 
국민연금 CIO 선정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이사추천위원회가 공모 과정을 개시하면서 시작된다. 추천위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서류·면접 전형과 인사 검증을 통해 최종 한 명을 선정하고, 이를 보건복지부 장관이 재가해서 선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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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곽 전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덕담 전화한 것이 전부"라는 청와대 측의 해명에 신빙성이 떨어진다. "인사수석실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장 실장이 곽 전 대표에게 말했다는 것은 결국 장 실장이 2월 CIO 공모 절차 전에 청와대 인사수석실과 유력 후보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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