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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장 오사카? 출발 4시간 전에는 항공권 사야 손해 안 봐

중앙일보 2018.07.04 01:10
얼마 전, 낯부끄러운 경험을 했다. 갑자기 일본 오사카 여행을 가고 싶다는 가족을 위해 항공권을 예약해줬다. 그야말로 즉행(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인천공항에 배웅 나가서야 알았다. 비교적 저렴한 항공권을 샀다고 뿌듯했는데 e티켓을 보니 인천~후쿠오카, 오사카~인천 항공권이었다. 급하게 예약하다 보니, 목적지가 틀린지도 모르고 결제했다. 공항 천장이 노래졌다. 후쿠오카행 편도 항공편부터 취소했다. 다행히 취소 수수료는 없었다. 다시 이날 오후 출발하는 인천~오사카 편도 항공권을 검색했다. 스마트폰으로 온갖 항공사, 여행사 사이트를 뒤졌는데 온라인 판매는 마감됐단다. 항공사 카운터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1시간 30분 뒤 출발하는 항공권을 15만원에 샀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 가격은 기적이었다. 몸소 겪어 깨우친 ‘항공권 데드라인’에 대해 소개한다.
 

[여행의 기술] 출발 임박 항공권 구매하기

요즘은 여행 출발 하루 이틀 전이나 당일에 항공권을 구매하는 '즉행족'도 많다.

요즘은 여행 출발 하루 이틀 전이나 당일에 항공권을 구매하는 '즉행족'도 많다.

 
국제선 출발 4시간 전 온라인 판매 마감
인터파크투어가 흥미로운 데이터를 공개했다. 출발 일주일 이내 항공권 구매자 중 제주 노선은 출발 당일이나 하루 전 구매자가 33%, 일본 노선은 출발 1~2일 전 구매자가 23%에 달했다. ‘즉행족’이 의외로 많다는 뜻이다. 
국내선은 출발 1시간 전, 국제선은 출발 4시간 전에 온라인 판매를 마감한다. 당일 출발 항공권을 사려면 명심해야 한다.

국내선은 출발 1시간 전, 국제선은 출발 4시간 전에 온라인 판매를 마감한다. 당일 출발 항공권을 사려면 명심해야 한다.

즉행족에게 중요한 건 저렴한 항공권이다. 즉행 문화의 일등공신 저비용항공은 주말이나 휴가철만 아니면 출발이 임박해도 저렴한 항공권이 많이 나와 있다. 보통 국내선은 출발 1시간 전, 국제선은 출발 4시간 전 판매를 마감한다. 소비자가 공항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감안해서다. 
요즘 여행자가 많이 쓰는 ‘스카이스캐너’ ‘카약’ 같은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는 1시간 뒤 출발하는 항공권도 검색된다. 그러나 항공사와 여행사 사이트를 클릭하면 정작 예약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버그다. 스카이스캐너측은 “유럽 등 해외에서는 당일 출발 항공권 구매자가 많아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노출 상품과 실제 상품 사이에 오차가 생길 때가 있다”며 “개선 작업을 통해 정확도를 높여가겠다”고 설명했다. 

 
여행사는 출발 하루 전 마감 
여행사는 보통 출발 1~2일 전 항공권 판매를 마감한다. 예약을 접수하면 항공사에 고객 정보를 보내고 정산하는 시간이 필요해서다. 그러니 출발 당일이나 하루 전 항공권을 산다면 여행사보다는 항공사 사이트로 바로 가는 게 낫다.
항공사 대부분이 국제선 출발 4시간 전에 온라인 판매를 마감한다. 비수기 평일에는 이 시간에도 저렴한 항공권이 남아 있다. 7월 3일 오전 11시 30분, 같은날 오후에 출발하는 티웨이항공의 인천~오사카 노선을 검색했더니 편도 6만2000원짜리 초특가 항공권이 있었다. [티웨이항공 홈페이지 캡처]

항공사 대부분이 국제선 출발 4시간 전에 온라인 판매를 마감한다. 비수기 평일에는 이 시간에도 저렴한 항공권이 남아 있다. 7월 3일 오전 11시 30분, 같은날 오후에 출발하는 티웨이항공의 인천~오사카 노선을 검색했더니 편도 6만2000원짜리 초특가 항공권이 있었다. [티웨이항공 홈페이지 캡처]

공항에서 항공권을 살 수도 있지만, 권하지는 않는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공항에서 파는 당일 출발 항공권은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저비용항공사의 인천~오사카 편도 항공권이 30만원 선이다. 인터넷으로 살 때보다 2∼3배 비싸다. 빈 좌석이 많으면 할인해주는 항공사도 있다지만, 기대를 접는 편이 낫다. 공항에서 항공권을 사는 사람 대부분은 급하게 해외로 떠나는 출장자다. 비싸도 살 수밖에 없는 사람이니 깎아줄 이유가 없는 거다.

성공 가능성은 희박해도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을 노릴 수도 있다. 보통 비행기 한 편에 일반석 보너스 좌석은 10석 미만이다. 그러나 비수기 평일이라면 노려볼 만하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모두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으로 보너스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공항 카운터에서는 복잡한 절차 때문에 출발 당일 보너스 항공권 예약을 잘 받지 않는다.

 
땡처리 항공권, 싸지만 제약 많아 
‘땡처리 항공권’도 있다. 여행사가 항공사로부터 사전 구매한 좌석 일부를 출발이 임박해 싸게 내놓는 항공권이다. 여행사가 파는 항공권이어서 출발 당일 예약은 불가능하다. 보통 출발 사나흘 전 판매를 마감한다. 땡처리 항공권은 저렴한 반면에 단점도 많다. 출·도착 일정이 고정돼 있고, 주말 출발 상품이 드물다. 단거리 중심으로 목적지가 제한적이고, 마일리지 적립도 100% 되지 않는다. 
국어사전은 '땡처리'를 '재고품을 급히 판매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땡처리 항공권도 출발이 임박해 저렴하게 풀리는 게 일반적인데 요즘은 일찌감치 '땡처리' 광고를 달고 나오는 항공권도 많다. [중앙포토]

국어사전은 '땡처리'를 '재고품을 급히 판매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땡처리 항공권도 출발이 임박해 저렴하게 풀리는 게 일반적인데 요즘은 일찌감치 '땡처리' 광고를 달고 나오는 항공권도 많다. [중앙포토]

몇 년 전까지는 전문 여행사 몇 곳에서만 땡처리 항공권을 팔았다. 요즘은 여행사 뿐 아니라 항공사와 소셜커머스에서도 땡처리 항공권을 판다. 한데 땡처리라고 덥석 물면 안된다. 두세 달 뒤 출발하는 항공권을 땡처리 항공권으로 팔기도 한다. 이런 항공권은 대체로 할인율도 낮다. 이름만 ‘땡처리’를 내건 미끼 상품인 셈이다. ‘호갱(어수룩해서 이용 당하기 쉬운 고객)’이 되지 않으려면 별 수 없다. 손가락을 바쁘게 놀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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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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