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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보다 반도체 수입액 큰 중국 “177조 쏟아부어 7년 뒤 70% 자급”

중앙일보 2018.07.02 00:44 종합 5면 지면보기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반도체 규모는 2601억 달러로 전 세계 반도체 거래 물량의 65%에 이른다. 2015년부터 석유보다 더 많은 돈을 반도체 수입에 쓰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어떤 반도체 장비·재료를 국산화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세계 스마트폰의 90%, PC의 65%, 스마트TV의 67%를 생산하는 중국이 이들 제품 생산에 필수인 반도체를 마냥 수입해 쓸 수는 없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16년 13.5%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이 반도체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중국 정부의 전략은 막대한 자금을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쏟아부어 단박에 따라잡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1조 위안(176조8000억원)을 반도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일환으로 최근 470억 달러(약 52조원)짜리 반도체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2014년 218억 달러짜리 빅펀드에 이은 또 다른 국가 주도 반도체 펀드다. 이번 펀드 역시 중국 기업들의 R&D, 인재 영입, 인수합병(M&A) 자금 등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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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공룡 기업들도 정부의 정책에 보폭을 맞추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4월 중국 항저우(杭州)에 위치한 반도체 제조사 C-스카이를 인수했다. 알리바바는 이미 연구소를 설립하고 반도체 개발에 나선 상태다. 마윈 회장은 지난 4월 일본 와세다대 강연에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미국이 반도체 판매를 멈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뻔하다”며 “반도체 핵심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1위 반도체 설계업체인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YMTC)는 올해 하반기부터 3차원(3D)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한다. 푸젠진화와 허페이창신 등도 이르면 올해 말 D램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4월 이들 반도체 업체를 시찰하면서 “심장과 같이 중요한 반도체 영역에서 우리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반도체 국산화를 역설하기도 했다.
 
이런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직격탄을 맞는 국가는 한국이다. 지난해 사상 최고를 경신한 한국 반도체 수출액(997억1200만 달러) 가운데 중국에서 벌어들인 비중이 39.5%에 달한다.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이미 중국의 기술이 한국을 앞질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스템 반도체의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 업체는 중국이 1300여 곳으로, 한국의 10배 수준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 기업이 세계 1,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도 중국이 대대적인 R&D 투자와 전방위적인 고급 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기술 격차가 점차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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