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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고생 살인’ 용의자가 목숨마저 내놓게 한 비밀

중앙일보 2018.07.01 23:00
지난달 22일 경찰이 실종된 A양을 찾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경찰이 실종된 A양을 찾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남 강진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실종 여고생의 유력한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종 여고생 A양(16·고1)의 아버지 친구로 알려진 B씨(51)는 지난 16일 오후 11시께 집을 찾아온 A양 어머니를 보고 달아난 뒤 다음 날 오전 6시17분쯤 공사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여상원 변호사는 1일 TV조선과 인터뷰에서 “몇몇 보도에 따르면 B씨와 A양 아버지는 절친한 친구였다고 한다”며 “피해자 가족과 용의자 가족이 친했다고 하는데 이런 사이에서 (B씨가 A양을) 살해했다는 것은 (보통) 상상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는) ‘나를 의심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중 A양 어머니가 찾아오자 ‘내가 들켰구나’ 싶어서 사회적 시선도 있고 하니 극단적 선택 같다.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라 덧붙였다. 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까지는 완전 범죄를 노렸으나, 범행 사실이 들킬 것 같으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여 변호사는 B씨가 우발적으로 죽음을 선택한 것이라고 봤다.  
 
백기종 전 수사경찰서 강력팀장 역시 이날 같은 방송에서 “B씨가 목숨을 끊은 장소에 주목해야 한다”며 “그는 공사 현장에서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서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A양 어머니가 찾아온 후 범행 사실이 알려져 무기징역 등을 선고받을 것을 두려워했다기보다 마을 사람들의 손가락질, 친구 딸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비난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공개된 장소에서 죽음으로써 사죄한다는 분석도 있다”고 했다.  

 
이처럼 관련 전문가들은 B씨가 심리적 압박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죽음이 우발적이었다는 것이다. A양 어머니가 자신을 찾아온 후 극도의 불안감과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달 26일 뉴스1에 따르면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만약 B씨가 범인이라면) 시신 유기 후 경찰이 발견했는지 등 상황을 전혀 몰랐을 것이다. 오히려 상황파악이 안 되다 보니, 더욱 불안했을 것”이라며 “신원파악이 안 되도록 여고생의 옷도 없애고 했는데, 몇 시간 후 (A양의) 어머니와 경찰이 찾아오니 매우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죄책감 반, 자포자기 반’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죽음을 미리 계획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죽는 것을 염두에 뒀다면 유서를 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B씨는 극단적 선택 직전 평소 자주 다니던 저수지를 찾았는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인지 불안한 심리를 달래기 위해서 간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유서 등도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강진 여고생 사건 피해자인 A양은 지난 16일 아르바이트 소개 때문에 아빠 친구인 B씨를 만나 이동한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친구에게 남긴 뒤 소식이 끊겼다. 이후 8일 만인 지난 24일 오후 2시57분쯤 강진군 도암면 매봉산 정상(해발 250m)에서 50m 아래 지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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