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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6월 수출 다시 감소…반도체 편중이 불안 요인

중앙일보 2018.07.01 16:43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엔진이 식어 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09% 감소한 512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올 3월까지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던 수출은 4월 감소했다가 5월 반등했지만, 다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금액 자체는 사상 최초로 4개월 연속 500억 달러 수출 기록을 세웠다. 무역수지도 63억2000만 달러로 77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방선거 등으로 인해 조업일수가 1.5일 감소했고, 지난해 6월 있었던 대규모 선박 수출(73억7000만 달러) 기저효과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추세적으로 수출 증가세가 끊긴 건 아니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반도체 편중과 자동차ㆍ가전ㆍ디스플레이 등 주력 산업 부진에 따른 수출 구조의 취약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수출이 줄어든 품목은 자동차ㆍ철강ㆍ디스플레이ㆍ무선통신기기ㆍ가전ㆍ선박 등 6개 품목이다. 자동차는 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 때 ‘상대적으로 싸면서 성능이 좋다’는 게 한국차의 장점이었지만 최근 엔저로 일본차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디스플레이ㆍ무선통신기기ㆍ가전  등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의 공세에 세계 시장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의 수출 ‘효자’ 품목으로 분류되던 조선업은 극심한 판매 부진과 일감 부족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반도체ㆍ일반기계ㆍ석유화학ㆍ석유제품ㆍ차부품ㆍ섬유ㆍ컴퓨터 등 7개다. 우리 기업의 자체 경쟁력이 좋아졌다기보다는 관련 경기 호황과 국제유가 상승의 혜택을 본 덕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 수출의 버팀목은 반도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39% 늘어난 111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8%나 된다. 문제는 하반기부터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는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16.6%로 상반기(41.8%)에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도 비슷한 전망을 했다. (42.5%→15.9%) 지난해 9월 69.9%에 달했던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올해 들어 30%대까지 떨어졌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반도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감안할 때 향후 반도체 경기가 꺼지면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전반적으로 수출이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미국ㆍ일본 기업에 밀리고, 신흥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에 쫓기는 샌드위치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불안 요인은 이뿐이 아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의 6.4%에서 하반기 4.6%로 낮아지며 연간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수출 증가율(15.8%)의 3분의 1 수준이다. 코트라의 수출선행지수에서도 가격경쟁력 평가지수는 9분기 연속 기준치를 하락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기업들은 이달 수출이 전달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주요국이 보호무역 품목으로 지목하고 있는 제품은 철강ㆍ자동차ㆍ반도체 등이다. 한국의 수출이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정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6일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수출 호조 배경에는 대내외 여건이 순풍으로 작용했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이러한 요인이 점차 둔화하면서 수출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이 삐끗하면 경제성장률 3%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1.1%를 기록했는데 이는 수출 호조와 함께 설비ㆍ건설투자 부문이 선방한 덕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한국 수출의 경제성장기여도를 경제성장률 3.1% 중 2.0%포인트로 추정했다. 수출의 취업유발인원은 447만명으로 2016년보다 40만명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경제 구조상 수출은 경제 성장, 소득 증대, 취업, 민간 소비에까지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소득주도성장뿐만 아니라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등을 병행해 수출 엔진을 다시 달아오르게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세종=손해용ㆍ장원석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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