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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에 또 침수될라’…불안한 평창올림픽 시설물 인근 주민들

중앙일보 2018.07.01 14:52
지난 5월 집중호우로 토사가 쏟아져 내린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가리왕산 인근. [연합뉴스]

지난 5월 집중호우로 토사가 쏟아져 내린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가리왕산 인근. [연합뉴스]

 
“언제 또 물이 들이칠까 걱정돼 장마 기간 마음 편히 자긴 힘들 것 같습니다.”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에 침사지 2곳 설치
평창 횡계리 하천 막았던 돌망태 모두 철거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일 오전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리자 평창올림픽 시설물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내린 집중호우에 수해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을 나타내며 올림픽 경기장 주변 강수량을 주시하고 있다. 
 
경기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48·여)씨는 “이번 장마 기간 또다시 피해를 볼까 조마조마하다”며 “태풍 매미와 루사 때처럼 비가 많이 내리면 정말 큰일 난다”고 불안해했다.
 
실제 윤씨는 지난 5월 17∼18일 가리왕산 일대에 내린 시간당 30㎜ 안팎의 비에 침수 피해를 봤다. 
 
당시 순식간에 내린 비에 토사 등이 쓸려내오면서 경기장 주변 배수관이 막혔고, 넘친 물과 토사가 민가를 덮쳤다. 이로 인해 윤씨를 비롯해 주민 6명이 인근 리조트로 대피하기도 했다.
 
김수현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이 지난 5월 23일 강원 정선군 파크로쉬 리조트에서 열린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 현장점검 간담회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수현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이 지난 5월 23일 강원 정선군 파크로쉬 리조트에서 열린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 현장점검 간담회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장마철 침수 피해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는 데 안전을 위한 시설물 설치가 늦어져 주민들의 불만에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지난 5월 정선을 찾은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TF팀을 만들고 6월 중순 전에는 긴박한 응급조치는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신속한 조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장마가 코앞에 닥친 지난달 20일에야 ‘침사지’를 만드는 공사가 시작됐다.
 
침사지는 집중호우 시 상류에서 떠내려온 토석과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류시켜 경기장 아래에 있는 민가의 피해를 예방하는 시설이다.
 
현재 설치된 침사지는 두 개다. 깊이 2m, 가로 20m, 세로 30m 크기의 침사지의 경우 1200t, 깊이 1.5m, 가로 23m, 세로 12m인 침사지는  414t을 저류할 수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당시 약속했던 응급조치는 6월 중순 이전에 완료했고, 설계 등을 거쳐 장기적으로 비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다 보니 지난달 28일 공사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18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 내린 폭우로 횡계리 주택가가 침수됐다.[뉴스1]

지난 5월 18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 내린 폭우로 횡계리 주택가가 침수됐다.[뉴스1]

 
지난 5월 67가구가 침수되고 주민 130여명이 대피했던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도 침수의 주요 원인인 개비온(망태에 돌을 채운 물막이)이 모두 철거돼 불안감을 떨칠 수 있게 됐다.
 
평창조직위는 하천에 설치된 개비온 옹벽을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철거했다. 횡계리 침수 피해는 평창올림픽 당시 관중 수송 승하차장 조성을 위해 하천을 가로지르는 구조로 설치한 개비온 옹벽 철거가 늦어지면서 발생했다.
 
함영길(53)횡계6리 침수피해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개비온 옹벽이 철거되면서 침수 위험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3일이면 철거가 가능했던 시설인데, 철거가 늦어진 것이 참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8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가 밤사이 쏟아진 폭우로 하천이 범람, 침수 피해를 본 주민이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18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가 밤사이 쏟아진 폭우로 하천이 범람, 침수 피해를 본 주민이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지방기상청은 1일 정오를 기해 춘천과 화천, 양구 평지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앞서 정선·홍천·인제 평지, 횡성군 등에도 호우 특보를 발령했다.
 
장마전선과 태풍의 영향으로 강원지역엔 오는 3일까지 100∼250㎜, 영서 북부의 경우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내리겠다.
 
정선=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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