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헌절 경축사 마이크 누가 잡을까…'무두절' 국회의 고민

중앙일보 2018.07.01 02:30
국회가 가장 공들여 기념하는 제헌절(7월 17일)의 ‘주인공’ 자리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제헌절 경축사를 읽을 영광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서다.
제헌절을 한 달 앞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제헌 70주년을 기념하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연합뉴스]

제헌절을 한 달 앞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제헌 70주년을 기념하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연합뉴스]

제헌절 경축사 낭독은 의회주의를 대표하는 의미가 있다. 그 역할을 맡는 것 자체가 국회의원에겐 최고의 영예일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 지 70주년이 되는 올해는 그 상징성이 더 크다. 이번 ‘캐스팅’에 관심이 더 커진 건 국회 원 구성이 아직 안 됐기 때문이다.
 
통상 제헌절 경축사를 읽는 국회의장 자리가 비어있다.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회의장 후보로 6선의 문희상 의원을 선출했는데,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의 야당 참패와 그 후폭풍으로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지연되고 있다. 국회 '무두절(無頭節·대표 또는 상사가 없는 날을 뜻하는 신조어)'은 한달째 계속되고 있다.
 
협상이 진통을 겪을 경우 의장단 구성은 다음 달 17일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경축사를 누가 읽어야 하는지 정답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2016년 6월 20대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 의원이 임시 사회를 본 서청원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6년 6월 20대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 의원이 임시 사회를 본 서청원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국회에서는 공석인 의장을 대신해 경축사를 읽을 후보로 ‘국회 최다선 의원’설과 ‘직전 국회의장’설이 동시에 나온다. 현재 국회 최다선 의원은 8선의 서청원 의원(무소속)이다. 서 의원은 2016년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단을 선출할 때 최다선 의원 자격으로 의장석에서 사회를 본 적이 있다.
 
“제1당의 최다선 의원이 경축사를 하는 게 모양새가 더 좋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원내 1당은 130석의 더불어민주당으로 최다선은 7선의 이해찬 의원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2016년 7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68주년 제헌절 기념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정세균 국회의장이 2016년 7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68주년 제헌절 기념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전례에 따라 직전 국회의장인 정세균 민주당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제헌 50주년이었던 1998년 제헌절에는 직전 국회의장이었던 김수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경축사를 했다. 당시에도 15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이 늦어지면서 국회의장이 공석이었다. 정 전 의장은 지난달 29일 의장직에서 퇴임한 뒤 일반 의원으로 복귀한 상태다. 
 
이와 관련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국회법 등 관계 법령에는 의장 공석과 관련한 뚜렷한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하는 국회 사무처가 여야와 협의해서 최종적으로는 국회 사무총장이 결정하게 된다.
 
지난 27일 원내대표 회동을 계기로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한 여야 4당은 원내수석 부대표 간 실무협상을 다음 주 초부터 재개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