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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입법 번번이 막혔다…與, 법사위원장 쟁탈전 예고

중앙일보 2018.07.01 02:00
여야가 20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을 지난 27일부터 시작했다. 여야 모두 제헌절 전인 7월 초를 협상 마지노선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지난 27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과 28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은 탐색전만 벌이다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협상 과정을 잘 아는 국회 한 관계자는 “과거보다 협상테이블이 더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말했다. 원 구성 협상의 4대 쟁점을 짚어봤다.
평화와정의 장병완(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원구성을 위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평화와정의 장병완(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원구성을 위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①‘뜨거운 감자’ 법사위는 어느 당에?=국회 원 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 중 하나는 법제사법위원장 몫이 어디로 결정되느냐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률을 다시 심사해 ‘상원 상임위’로 불린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정부ㆍ여당을 견제해야 하는 자유한국당 모두 쉽게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상임위다.
 
민주당은 20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한국당이 맡은 탓에 개혁입법이 번번이 좌절됐다고 보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법사위·예결위·운영위 세 개 핵심 상임위는 양보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법사위원장을 야당에게 준다고 하더라도 꼭 제1야당이 가져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한국당에 호락호락 넘겨주진 않겠다는 얘기다. 
 
반면 한국당도 ‘법사위 쟁탈전’에서 절대 밀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8일 의원총회에서 “여당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모두 독점하는 상황에서 법사위까지 눈독 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이 바른미래당이나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넘기는 방안에 대해서는 협상카드 중 하나일 뿐이라며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국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법사위를 다른 당에 주면 한국당이 판 자체를 깨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 때는 야당으로서 원내 최대 다수당이던 민주당이 국회의장을, 여당이던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이 운영위와 법사위 위원장을 맡는 방식의 빅딜이 이뤄졌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왼쪽)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3월 5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왼쪽)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3월 5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②‘한지붕 두가족’ 평화와 정의 변수=이번 원 구성 협상 테이블에는 4개 교섭단체가 마주앉고 있다.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4개 교섭단체가 동시에 나선 건 처음이다. 
게다가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은 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이 함께 꾸린 ‘한지붕 두가족’ 교섭단체다. 정의당은 환경노동위를, 평화당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를 원하고 있다. 기존 관례대로 의석수 기준으로 상임위를 나누면 8곳(민주당), 7곳(한국당), 2곳(바른미래당), 1곳(평화와 정의)으로 배분된다. 평화당과 정의당 중 한 곳은 자신의 몫을 챙기지 못한다. 
 
평화와 정의는 민주당 몫 상임위를 자신들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여당인 민주당이 범진보 진영을 생각해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평화당 1곳, 정의당 1곳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7(민주당) : 7(한국당) :2(바른미래당) : 2(평화와 정의) 배분은 생각해볼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와 조정 여부가 주목된다.
 
주승용 의원(왼족)과 조배숙 의원이 국민의당 시절인 2017년 1월 야야기를 나누고 있다. 주 의원은 원내대표, 조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주승용 의원(왼족)과 조배숙 의원이 국민의당 시절인 2017년 1월 야야기를 나누고 있다. 주 의원은 원내대표, 조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③국회부의장은 주승용일까, 조배숙일까=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국회 부의장 자리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기존 관례대로 의석수를 기준으로 민주당이 국회의장,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각각 부의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주승용 의원이 국회 부의장을 노리고 있다.
  
반면 평화당은 “보수 야당이 부의장 자리 2개를 가질 수 없다”며 의원 자율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평화당·정의당과 범진보 성향 무소속 의원 등을 묶는·‘개혁입법 연대’가 형성되면 국회 과반인 157석이 되는 만큼 승산이 있다는 셈법이다. 평화당에서는 조배숙 의원, 천정배 의원 등이 부의장 후보로 꼽힌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28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왼쪽)과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이 의원 공개발언을 듣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28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왼쪽)과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이 의원 공개발언을 듣고 있다.

 
④‘김성태 변수’는 어떻게=원 구성 협상의 막판 변수는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다. 27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별다른 진전 없이 ‘상견례’로만 끝난 이유에도 김 원내대표의 침묵이 있었다고 한다. 회동에 참석한 야당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회동 내내 한 마디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며 “당내 복잡한 사정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도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 구성 협상 자체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한국당 내부 문제로 인해서 지금 협상이 제대로 못 나서고 있는 게 제일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 대패 후 혁신 비상대책위 구성 논의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가 당내 친박계와 중진 그룹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김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국당 의원은 “일부 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까지 받고 있는 김 원내대표 입장에선 원 구성 협상 성적이 중요한 고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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