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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콜라 맛 물, 카페라테 맛 물 인기끄는 이유는?

중앙일보 2018.07.01 02:00
 김인권·노다 쇼의 일본 엿보기
김인권 : 오늘도 지난 편에 이어 일본의 먹는 문화에 대해 계속해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일본 먹거리 하면 떠오르는 아이템이 너무 다양해서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상당히 고민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제가 그 질문을 받는다면 일본어로 ‘마구로’라고 불리는 ‘참치’라고 대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인들의 참치 사랑은 상상 이상입니다. 일본 음식을 취급하는 식당이라면 어디를 가도 기본적인 참치 메뉴는 다 있을 정도이고, 동네 수퍼마켓 아무 데나 가도 살 수 있죠. 이른바 ‘국민 생선’인 이 참치에 대한 일본인들의 열정이 첨단 양식 기술개발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서 도쿄 긴자에서 영업 중인 양식 참치 식당을 직접 가 봤습니다.
 
완전 양식 스시…일본의 마구로 사랑 
 
노다 : 오사카에 있는 긴키(近畿)대학교에서 참치 양식에 대한 연구를 이미 1970년대부터 시작해서 최근에는 완전히 양식한 ‘참다랑어’의 수출까지 성공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직접 전문식당까지 가 보셨군요?  
일본 도쿄 긴자지역에 있는 참다랑어 양식전문 식당인 ‘긴키대학수산연구소’입구 사진. 간판 윗 부분에 ‘긴키대학을 졸업한 생선과 그 지역의 은총’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김인권

일본 도쿄 긴자지역에 있는 참다랑어 양식전문 식당인 ‘긴키대학수산연구소’입구 사진. 간판 윗 부분에 ‘긴키대학을 졸업한 생선과 그 지역의 은총’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김인권

김 : 네, 제가 가본 곳은 말씀하신 긴키대학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었는데요, 참치 중에서도 최고봉으로 꼽히는 참다랑어(혼마구로)를 취급하는 집인데 3-4일 전에 예약해야만 하는 곳이고 가게 이름도 ‘긴키대학 수산연구소 긴자점’으로 간판만 봐도 바로 양식 참치 품질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죠. 성격 급한 참다랑어는 포획 시 스트레스를 받아 체온이 40도까지 상승하고 세포가 파괴돼 횟감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잡자마자 바로 영하 50도로 냉동 보관해, 소비자에게 내놓기 직전 해동하는 프로세스를 거치죠. 결국 소비자가 먹는 대부분의 참치는 냉동 참다랑어고 냉장 참치는 매우 귀하죠. 그날 먹은 ‘냉장참치(양식용은 기절시키는 방식)’의 식감은 ‘냉동참치’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당일 손님들께 제공 될 참치의 이력이 자세하게 적혀 있는 안내판. 163cm에 94kg, 그리고 2013년에 인공부화시켜 건강하게 키운 암컷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김인권

당일 손님들께 제공 될 참치의 이력이 자세하게 적혀 있는 안내판. 163cm에 94kg, 그리고 2013년에 인공부화시켜 건강하게 키운 암컷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김인권

일본 긴키대학 수산연구소 긴자점에서 4000엔짜리 런치코스를 먹을 때 나오는 초밥사진. 참치의 상태가 보이는 것과 같이 해동된 느낌이 전혀 없는 게 특징이다. 사진 김인권

일본 긴키대학 수산연구소 긴자점에서 4000엔짜리 런치코스를 먹을 때 나오는 초밥사진. 참치의 상태가 보이는 것과 같이 해동된 느낌이 전혀 없는 게 특징이다. 사진 김인권

노다 : 저도 아직 전문식당에서는 맛본 경험이 없긴 한데요. 듣기로는 한국의 남해와 제주 앞바다에서도 이미 수년 전부터 참치 양식을 하고 있고, 그중 주요 업체는 출하도 시작했다고 하니 조만간 일본이 아닌 한국 내의 전문식당이나 식탁에서도 냉장 참다랑어를 직접 맛볼 날을 기대해도 되겠네요. 화제를 바꿔서 오늘은 지난 편에 이어서 일본 젊은 세대들이 요구하는 트렌드 변화에 따라 속속 진화하고 있는 일본의 식문화에 관해 얘기 나눠 보시죠. 먼저 하라주쿠에서 ‘레인보우 푸드’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는데 도대체 이게 뭐죠?
 
SNS 핫 아이템 노린 레이보우 푸드 
 
김 : 하라주쿠의 다케시타 거리의 ’레인보우 스위츠 하라주쿠(RAINBOW SWEETS HARAJUKU)'라는 디저트 전문점이 최근 오픈을 했는데요. 빨강·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등 6가지 색의 롤 아이스를 950엔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인근에 같은 주인이 ‘토티 캔디 팩토리’라는 가게를 열고 역시 무지개 색깔의 솜사탕 상품을 팔고 있구요. 그 밖에도 레인보우 식품을 취급하는 가게가 여럿 오픈 하고 있어 하라주쿠가 갑자기 무지개 빛으로 물들고 있다고 합니다.  
도쿄 하라주쿠의 ’레인보우 스위츠 하라주쿠'라는 디저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6가지 색으로 화려하게 만든 롤 아이스 제품 사진.

도쿄 하라주쿠의 ’레인보우 스위츠 하라주쿠'라는 디저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6가지 색으로 화려하게 만든 롤 아이스 제품 사진.

노다 : 하라주쿠의 레인보우 푸드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레 샤인나’라는 가게는 지난해 11월부터 레인보우 컬러의 모차렐라 치즈를 이용한 1080엔짜리 샌드위치를 하루에 200~300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음식은 원래 한국의 부산이 원조인데 하라주쿠답게 화려하게 개선해서 성공시켰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화려한 음식들은 하라주쿠뿐만이 아니라구요?  
본인들이 레인보우 원조하고 자랑하고 나선 ‘레 샤인나’라는 가게에서 팔고 있는 7가지 칼라의 모차렐라 치즈로 만든 샌드위치. 하루에 2~3백개가 팔리는 이 히트상품의 가격은 1080엔이고 원조는 부산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인터넷 캡쳐]

본인들이 레인보우 원조하고 자랑하고 나선 ‘레 샤인나’라는 가게에서 팔고 있는 7가지 칼라의 모차렐라 치즈로 만든 샌드위치. 하루에 2~3백개가 팔리는 이 히트상품의 가격은 1080엔이고 원조는 부산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인터넷 캡쳐]

김 : 네, 치바현의 카시와에 있는 이자카야 ‘토사카 모미지’에서는 최근 레인보우 튀김을 시작했는데요. 일곱 색깔 무지개빛 튀김옷을 사용한 튀김에 녹색 바질 치즈와 레드 핫 케첩 등 7가지 소스도 같이 내놓고 10분 동안 98엔만 내면 양껏 먹을 수 있는 나름의 튀김 뷔페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독특한 음식을 줄을 서면서까지 먹는 이유가 ‘맛’을 즐기는 게 아니라면서요?
치바현 카시와에 있는 선술집인 ‘토사카 모미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무지개 닭튀김. 98엔만 내면 10분동안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사진 인터넷 캡쳐]

치바현 카시와에 있는 선술집인 ‘토사카 모미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무지개 닭튀김. 98엔만 내면 10분동안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사진 인터넷 캡쳐]

노다 : 역시 인스타와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으로 보는 편이 맞을 겁니다. 전편에서도 소개된 바와 같이 일본의 젊은 세대 문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SNS에 올리기 위해 무지개 솜사탕이나 무지개 닭튀김이 활용되고 있는 것 같아요. 또 SNS에 올린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고 호기심에 한 번쯤 먹으러 오는 고객들도 상당히 많죠. 어쨌든 일본에서도 최근 인스타와 유튜브의 파급력은 폭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김 : 최근 방영되고 있는 일본의 TV CF를 봤는데 마지막 부분에 관련 제품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장면까지 연출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위력을 한 번 더 실감했습니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구미-껌 전쟁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고요?
 
껌 밀어낸 '구미' 왜 일본서 인기 많나 
 
노다 : 네, 한국에서도 ‘구미’(젤리류의 과자를 의미하는 단어로 원어는 독일어임)가 출시 된 지는 꽤 오래됐지만, 아직 시장은 크게 형성되고 있지는 않죠. 지금 일본에서의 구미 열풍은 어마어마할 정도로 대단하고 식품회사마다 각종 다양한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생산 설비를 추가로 늘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도 젊은 세대들의 트랜드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김 : 네, 이 현상은 그동안 수십 년간 ‘씹는’ 시장을 독점해 온 ‘껌’으로부터 젊은 세대들이 계속해서 이탈하고 있는데 기인한 것이죠. 이러한 결과로 껌 시장 규모는 1조9000억원이었던 2004년을 정점으로 지속해서 하락해 작년에는 1조 원대 초반까지 내려왔고 그 시장을 상당 부분 구미가 잠식하고 있는 셈인데 젊은 세대들이 껌을 씹지 않는 이유가 재미있다고요?
노다 : 일본 젊은 세대들이 껌을 싫어하는 이유는 씹던 껌을 버리기가 귀찮은 것은 물론이고, 껌을 버리는 모습이 지저분해 보인다는 반응이 많았다는 조사결과도 있어요. 독특한 이유 중의 하나가 스마트폰을 양손으로 하면서 껌을 버리기 위해 ‘폰질’을 일정 시간 멈추기가 싫어서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껌’ 시장 하나의 변화도 역시 모바일 세대의 변화무쌍한 습관의 ‘진화’가 원인이라는 게 실감 납니다. 이런 틈을 타서 구미업계가 껌을 향해 엄청난 공격을 취하고 있다면서요?
일본의 제과업체들이 속속 출시하고 있는 구미 신상품들. 과일즙을 그대로 재현한 제품이라던가 완전식품을 표방한 제품 등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 인터넷 캡처]

일본의 제과업체들이 속속 출시하고 있는 구미 신상품들. 과일즙을 그대로 재현한 제품이라던가 완전식품을 표방한 제품 등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 인터넷 캡처]

김 : 네, 구미는 원래 서구에서 개발된 식품인데 일본 특유의 기술 집중력과 응용력이 부가된 다양하고 기발한 신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시장을 엄청난 속도로 키워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일의 즙이 그대로 재현되는 ‘퓨어’한 구미는 물론이고 완전식품을 의미하는 ‘COMP(완전한의 영어 단어인 Complete의 줄임말)’라는 제품도 출시돼서 바로 품귀현상이 일어난 정도로 그 열풍은 대단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구미 구매 열기는 자국민들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제과업체들이 속속 출시하고 있는 구미 신상품들. 과일즙을 그대로 재현한 제품이라던가 완전식품을 표방한 제품 등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 인터넷 캡처]

일본의 제과업체들이 속속 출시하고 있는 구미 신상품들. 과일즙을 그대로 재현한 제품이라던가 완전식품을 표방한 제품 등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 인터넷 캡처]

노다 : 이미 구미업계에서는 시장 확대를 위해 협회까지 만들었는데 그 이름이 ‘구밋토(구미와 서미트를 합성)’일 정도로 껌 업계를 향해 대놓고 공격을 하고 있는데 이를 온몸으로 막아내고자 하는 껌 업계의 대응도 처절할 정도입니다. 껌 선두업체인 일본 롯데가 작년에 기억력을 지속시켜준다는 성분의 껌과 씹으면 입안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껌 등 대응 제품들을 내놓으며 씹는 시장을 지키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어서 구미와 껌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매우 궁금할 정도입니다.
일본내 껌 1위 업체인 롯데가 구미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은 제품들.기억력을 지속시켜준다는 기능성 껌과 씹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안에서 없어진다는 등의 독특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 일본 롯데 홈페이지]

일본내 껌 1위 업체인 롯데가 구미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은 제품들.기억력을 지속시켜준다는 기능성 껌과 씹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안에서 없어진다는 등의 독특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 일본 롯데 홈페이지]

일본내 껌 1위 업체인 롯데가 구미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은 제품들.기억력을 지속시켜준다는 기능성 껌과 씹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안에서 없어진다는 등의 독특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 일본 롯데 홈페이지]

일본내 껌 1위 업체인 롯데가 구미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은 제품들.기억력을 지속시켜준다는 기능성 껌과 씹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안에서 없어진다는 등의 독특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 일본 롯데 홈페이지]

콜라맛 물, 카페라테 맛 물, 복숭아 물까지
 
김 : 이번에는 일본 편의점을 중심으로 광풍처럼 불고 있는 ‘투명 음료’ 이야기인데요. 말 그대로 외형은 물처럼 투명하지만, 맛과 향기가 들어있는 '맛 물'인데 최근 편의점 음료 선반을 보면 엄청난 종류의 투명 음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복숭아 맛 물이라던가 녹차 맛 물 등 ‘일반적인 물’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코카콜라 맛 물’, ‘카페라테 맛 물’ ‘요구르트 맛 물’ 등 상상하기 힘든 정도의 투명 음료가 계속 출시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이 ‘맛 물’이 인기가 있는 것인지요? 일본 소비자 트렌드 연구가가 분석한 내용 중에서 의외성이나 호기심 때문인 이유 말고도 독특한 이유가 있다면서요?
투명한 물이지만 다양한 맛을 내는 이른바 맛 생수들.

투명한 물이지만 다양한 맛을 내는 이른바 맛 생수들.

노다 : 저도 일본인입니다만 가끔은 어떤 현상을 두고 ‘일본사람답다’라고 들을 때마다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떡거릴 때가 있는데요, 이번 경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음료를 좋아하는 여성들의 인터뷰에서 발췌한 내용인데, 맛은 커피나 콜라지만 투명한 색상이라 사무실 등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을 때 주위의 눈이 신경이 쓰이지 않아서 좋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투명한 카페라테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이 사람이 고칼로리 음료를 마시지 않고 있구나"라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서 일부러 투명한 음료를 마신다는 겁니다. 또 '물'이기 때문에 다른 음료에 비해 ‘죄책감’ 없이 마실 수 있다는 거죠, 하하.
코카콜라 맛을 내는 일본의 생수 .

코카콜라 맛을 내는 일본의 생수 .

김 : 정말 일본인다운 발상이네요. 이 ‘맛 물’은 2010년 코카콜라 계열인 ‘이로하스’에서 출시한 ‘귤 맛 물’ 발매를 시작으로 시장이 확대돼, 지난해 출하량이 3240만 상자로 2010년에 비해 약 15배 이상 커졌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이로하스’ 일부 제품이 출시돼 있는데 이 신선한 아이디어 제품이 양국의 생수·음료 시장 경쟁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지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카페라테 맛을 내는 일본의 생수.

카페라테 맛을 내는 일본의 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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