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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으론 노후보장 안된다? 年수익률 6.58% 내기도

중앙일보 2018.06.30 15:00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9)
퇴직연금제도의 핵심은 투자다. [그래픽=이말따]

퇴직연금제도의 핵심은 투자다. [그래픽=이말따]

 
퇴직연금제도의 핵심은 투자(investment)다. 확정급여(DB)형은 회사가 책임지고 자산을 운용해 적립금을 키워 미래 종업원들의 퇴직급여 지급에 대비하는 것이다. 확정기여(DC)형이나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는 가입자가 자산운용을 잘해 자신의 노후자금을 키워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퇴직연금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최근 퇴직연금 수익률이 형편없다는 식의 기사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근래 언론에서 금융감독 당국의 통계를 인용해 2017년 연간 수익률(총비용 차감 후)은 전년(1.58%) 대비 0.30%포인트 상승한 1.88%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기사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엉망이고 이대로라면 가입자의 노후가 위태롭다고 주장한다. 이 보도는 사실일까? 아니면 더 중요한 무엇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원금보장형이 DC형 수익률 갉아먹어
아래의 표를 보면 2017년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은 1.88%가 맞다. 그런데 펀드 등에 굴리는 실적배당형은 6.58%를 기록했다. 실적배당형에서 DC형·기업형 IRP와 개인형 IRP를 보면 수익률이 각각 7.11%, 6.64%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원인은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너무 커 실적배당형의 수익률이 높더라도 전체 수익률을 끌어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리금보장상품의 수익률이 너무 낮은 것이 주범인 셈이다.
 
수수료를 차감한 적립금 가중평균 수익률이며, 원리금보장에는 대기성자금 포함. [출처 금융감독원]

수수료를 차감한 적립금 가중평균 수익률이며, 원리금보장에는 대기성자금 포함. [출처 금융감독원]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우선 대부분의 퇴직연금 가입 기업이나 가입자들이 자산을 운용하는 원리금보장형의 수익률이 전년 대비 0.23%포인트 하락한 1.49%를 기록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1.65%)보다 0.1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시중 정기예금 금리가 2016년 말 1.54%에서 2017년 말 1.65%로 상승 반전했음에도 퇴직연금 원리금보장 수익률은 하락 추세를 지속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물론 퇴직연금 사업자 입장에선 퇴직연금으로 예치되는 돈의 활용에 제한이 있고 금리산정 기간이 다르지만, 추세적으로 하락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어떻게 보면 가입자는 사업자 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퇴직연금 사업자의 신뢰성을 스스로 갉아먹는 것이 된다.
 
실적배당형의 경우도 코스피(KOSPI) 지수가 2017년 21.76% 상승하는 가운데 전년 대비 6.71%포인트 상승한 6.58%에 그쳤다. 이는 퇴직연금 투자대상인 펀드(13조8000억원) 중 혼합형(7조7000억원, 55.7%)보다 주식형(2조1000억원, 14.8%)의 비중이 낮은데 기인한다. 주요 공모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국내주식형이 20.66%, 국내혼합형 5.74%, 국내 채권형 1.09%였다.
 
이처럼 퇴직연금에서 채권혼합형이 대부분인 것을 고려했을 때 수익률은 공모펀드보다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단 1년 간의 수익률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실적배당형이 원리금보장형보다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아래의 표를 보자. 실적배당형의 대부분이 투자대상으로 삼는 채권혼합형의 경우 5년 평균 수익률은 14.68%로 나타났다. 이는 원리금보장형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치다.
 
5년간 연평균 유형별 수익률. [출처 WWW.KGZROIN.CO.KR]

5년간 연평균 유형별 수익률. [출처 WWW.KGZROIN.CO.KR]

 
수익률 좋은 실적배당형 비중 늘려라  
퇴직연금 가입자는 이제부터라도 원리금보장형을 곱씹어 봐야 한다. 결코 퇴직연금 수익률이 일반 펀드에 비해 낮거나 형편없는 것이 아니다. 가입자의 선택에 따라 만족할만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실적배당형의 비중을 더 늘리는 방법을 고민하자. 
 
시간과 발품을 팔더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적립금을 키우고, 노후를 따뜻하게 하는 길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는 것(생각으로)이 힘이 아니라 실천(행동으로)하는 것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
 
김성일 (주)KG제로인 연금연구소장 ksi28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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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김성일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 분과장 필진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속히 고령화하는 나라입니다. 100세 시대를 온전히 살아가려면 자산을 연금화해 오래 쓰도록 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제를 활용하는 개인이 늘고 있는 건 그래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활용도는 낮은 수준입니다. 퇴직연금제는 앞으로 수 년 내 직장인의 가입이 의무화될 뿐 아니라 모든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개방될 전망입니다. 미국에선 우리의 퇴직연금제에 해당하는 401K 도입으로 월급쟁이 연금 부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노후생활의 안착을 책임질 퇴직연금 활용법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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